(인터뷰)‘더 글로리’ 정성일 “너무 역겨워 실제 토할 뻔한 장면 있다”
“극중 ‘하도영’, 배려·호의 베푸는 나이스-상대 깔보는 양면성 인물”
“내 생각에 가장 정극 연기 분야 ‘코미디’, 꼭 한 번 선 보이고 싶어”
2023-04-03 07:01:07 2023-04-03 07:01:0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나이스한 개새끼란 희대의 괴이하고도 기괴한 표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나온 이 표현. 극중 최악의 악녀 박연진’(임지연)의 남편 하도영에 대한 표현입니다. 인간 허영심의 실체화 그 자체로 등장한 또 다른 악녀 최혜정(차주영)의 입에서 나온 그 말. ‘나이스한 개새끼’, 이 표현은 곧바로 국내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아주 좋다는 뜻의 나이스그리고 입에 담기도 좀 거북스러운 욕설 개새끼’.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진 이 남자의 매력. 정말 나이스하거나 반대로 개새끼일 듯한 그 모습. ‘더 글로리를 본 우리 모두가 이 남자에게 지금까지 느끼는 건 개새끼보다는 나이스가 극단적으로 우세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정말 궁금하긴 했습니다.
 
배우 정성일. 사진=넷플릭스
 
이 세상, ‘더 글로리가 등장하기 이전까진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희대의 괴이하고도 기괴한 이 표현. ‘나이스한 개새끼의 주인공 배우 정성일에게 말입니다. 그의 입을 통해 전해 들은 이 단어 속에 담긴 함축적인 의미, 그리고 그 의미가 가진 더 글로리속 포지션. 마지막으로 그 포지션을 위해 정성일이 들인 땀과 노력의 크기와 뜨거움. 한 가지 덧붙이자면 더 글로리이전까지 정성일의 존재를 도대체 누가 얼마나 알았을까 싶고, 그의 존재를 만천하에 공개해 버린 더 글로리의 공은 백번 천번 칭찬 받아 마땅헤 보입니다.
 
배우 정성일. 사진=넷플릭스
 
곧장 직설적으로 제일 궁금했고, ‘더 글로리를 상징하는 몇 개의 단어와 대사 중 모두의 기억 속에 또렷하게 박혀 있는 그 단어. ‘나이스한 개새끼에 대한 질문부터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성일 역시 이 질문은 당연히 받을 줄 알고 있었다는 듯 빙긋 웃음을 지었습니다. 극중 재평건설 사장 하도영처럼 인터뷰 현장에 나온 정성일은 반듯하다 못해 베일 듯한 날카로움 그리고 그 이면에 의외로 인간미가 넘치는 평범함이 공존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질문은 반드시 받을 줄 알았죠(웃음). 일단 작가님이 뭐라 설명해 주신 건 없어요. 저도 그 표현의 해석을 찾으려고 꽤 노력을 했는데, 아마 이 부분이 그걸 해설해주는 가장 정확한 부분 같았어요. 극중에서 하도영이 운전 기사에게 비 오는 날 와인을 주는 장면, 그게 나이스한 개새끼를 표현한 가장 완벽한 장면이 아닐까 싶었죠. 배려하고 호의를 베푸는 나이스함과 상대를 나와 다른 밑으로 깔고 보는 개새끼그 양면성이 바로 나이스한 개새끼의 실체가 아닐까요(웃음)”
 
파트1이 작년 12월 말 공개 됐고, 파트2가 지난 310일 공개됐습니다. 파트1 공개 이후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여러 추측이 온라인에 팬들의 상상을 더한 글로 넘쳐나게 쏟아졌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이 바로 하도영에 대한 여러 글이었습니다. 정성일도 이 글들을 대부분 읽었다며 웃었습니다. 몇 개의 글 속에 담긴 설정은 본인이 생각해도 기발 했었다고 웃었습니다. 반면 일부는 파트2에서 드러난 상황이라며 모두가 팬들의 관심이 만들어 준 재미라고 공을 돌렸습니다.
 
'더 글로리' 스틸. 사진=넷플릭스
 
일단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런 상상이 쏟아진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재미있었고 흥미로웠고 또 감사했죠. 일단 극중에 하도영이 자신의 친딸도 아닌 예솔이를 키우면서도 둘째를 갖지 않은 게 남성성이 없다란 증거라는 주장에 대해선 저도 많이 웃었어요(웃음). 가타부타의 작가님 말씀도 없으셨고 저도 상상도 안해 본 내용이라. 하하하. 가장 많이 들어보고 나온 내용 중에 하도영이 재평그룹 회장의 서자란 부분도 있었는데 그건 아니었던 설정으로 말씀 드릴께요(웃음).”
 
더 글로리에선 주인공 문동은 그리고 그의 반대편에 있는 빌런 5인방 그리고 문동은의 조력자 주여정과 강현남 등 모두가 드러나는 직설적인 인물들입니다. 반면 이들과 연관이 있는 캐릭터 가운데 가장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 바로 하도영이었습니다. 하도영은 파트2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이 바로 박연진을 선택한 하도영의 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물론 처음 박연진을 선택했을 때 하도영은 실체를 알지 못했단 면죄부도 있긴 합니다.
 
하도영이 박연진을 선택한 것, ‘가장 적게 입었는데 다 명품이라서란 대사가 있었잖아요. 그거 때문일까. 정말? 제가 떠올린 이유는 이런 것 이었어요. 하도영은 그저 정해진 루틴안에서만 살아오던 사람이고 적당히 선도 보면서 살다가 어느 정도 지루해질 때쯤 연진이를 만난 거겠죠. 그때 실제로 가장 적게 입었는데 그게 다 명품이었다. 문득 이 사람과 살면 지루하진 않겠다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었겠다. 굉장히 인간적으로 양아치스러운 느낌인데 그게 딱 하도영이 박연진을 선택한 이유 그 자체였을 것 같아요.”
 
배우 정성일. 사진=넷플릭스
 
그래서 파트2에서도 등장한 장면입니다. 하도영에게 문동은이 한 질문. ‘연진을 도와주지 말아라라는 강요. 하지만 하도영은 연진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우리가 본 더 글로리속 하도영, 분명 문동은에게 관심이 있고 그에게 연정을 품은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사에선 그 반대였습니다. 그러나 뭔가 추측할 수 있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파트1에서 문동은이 줬던 삼각김밥. 하도영은 먹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파트2에선 하도영이 홀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습니다.
 
상당히 의아했던 장면이긴 해요. ‘내가 왜 이걸 먹지싶었죠. 정말 많은 생각을 해 봤어요. 하도영이 거기서 그걸 왜 먹을까. 진짜 하도영과 관계된 모든 인물과의 연결을 통해 그 장면을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뭘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답은 동은이었어요. 그 사람과의 만남에서 먹지 않겠다 말한 걸 먹는 모습이 그를 이해하는 걸까. 그 답이 뭘까. 답을 찾는 과정의 장면이 아니었나 싶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더 글로리에서 유일하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 바로 하도영입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파트1과 파트2 통틀어서 하도영이 유일하게 자신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장면이 딱 한 장면 존재합니다. 그가 화를 내고 감정을 드러내는 게 아닌 지금까지 믿어왔던 신뢰의 감정이 쥐고 있던 실낱 같은 무언가를 놓친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자신의 집 탈의실에서 아내 연진의 불륜 증거인 수 많은 쇼핑백을 볼 때의 표정 변화입니다.
 
'더 글로리' 스틸. 사진=넷플릭스
 
진짜 그 장면 물어보신 분들이 거의 없어서 저도 잊고 있었는데, ‘더 글로리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에요. 그 장면에서 실제로 토할 뻔 했어요. 너무 역겹더라고요. ‘내가 이걸 몰랐다고? 도대체 난 뭘 하면서 산거지?’란 자문자답이 저한테 폭탄처럼 쏟아지는데. 내가 정말 하찮은 인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 장면이 당연히 연기 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저 스스로의 자존감도 떨어지고. 온 몸에 더러운 게 묻어 흘러 내리는 느낌이었어요. 순간 구토가 나서. 지금도 머리가 아플 정도에요. 그 장면은 지금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에요.”
 
정성일은 이제 더 글로리이전의 정성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할 정도로 다른 정성일이 된 상태입니다. ‘정성일이란 본명 보다 하도영이란 이름이 더 익숙해 져 버릴 정도입니다. 집에선 가끔씩 아내가 하도영씨라면서 놀리는 통에 얼굴이 빨개질 정도라도 웃기도 했습니다. 일단 광고 촬영 제안도 많이 들어오고 차기작 제안도 많이 들어와 너무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꼭 해보고 싶은 장르와 연기를 묻는 질문에는 예상 밖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배우 정성일. 사진=넷플릭스
 
광고 촬영도 요즘 꽤 들어오고 있어요. 너무 감사하죠. 제가 신앙적인 부분도 있고 평소에 마시지도 않아서 술 광고만 아니면 절 필요로 하는 부분에 있어선 회사와 상의해 많이 맞추려고 노력 중이에요. 차기작이라고 하긴 뭐하고 정말 좋아하는 장르가 코미디에요. 저 코미디 정말 자신 있어요(웃음). 코미디를 결코 쉽게 생각 안해요. 전 장르의 가장 정극적인 분야가 코미디라고 생각하거든요. 무대극에선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을 해봤는데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저의 능력을 한 번 보여 드리고 싶어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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