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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올려도 안 팔아"…서울 아파트 급매물 자취 감췄다
서초·강동 집값 하락 멈춰…은마·잠실주공 등 올들어 2억↑
강남·용산서 신고가 행진…규제완화에 다주택자 관망세
2023-03-30 06:00:00 2023-03-30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서울 강남과 마포 등 주요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주택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감소로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자의 부담이 내려가면서 시장 관망세가 짙어졌기 때문입니다.
 
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등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18.61% 떨어질 전망입니다. 이는 2021년 공시가격 수준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2020년보다 약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 강남 공인중개업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백아란기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로 7주 연속 낙폭을 줄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와 강동구의 집값 변동률은 0%를 기록하며 하락을 멈췄습니다. 
 
집값 하락폭이 둔화하고 세 부담이 줄어들면서 급할 것 없는 주택보유자들은 급매물을 회수하고 좀 더 관조적인 자세를 취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지역의 경우 매매가격이 다시 반등하는 곳도 있어 매도를 보류하거나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경우가 많아진 것입니다.
 
보유세 부담 완화에 매물 회수 움직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공시가격이 내려가면서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59㎡(5층)는 이달 4일 12억75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습니다. 같은 평수가 올해 1월 12억(3층)에 매매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1~2달 만에 7500만원이 뛴 것입니다.
 
집주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호재가 있는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는 상승한 상황입니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12층)의 경우 1월 18억6000만원에 팔린 같은 층수 매물이 지난달 20억3000만원에 매매된데 이어 이달 16일에는 20억4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서울 아파트매매현황.(DB=뉴스토마토)
 
 
잠실주공 5단지(전용 76㎡) 역시 지난달 18억7560만원(4층)에 중개 계약이 이뤄진 이후 이달 7일 21억7850만원(11층)으로 올랐으며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전용 40㎡·8층)의 경우 지난 1월 9억2500만원에 계약이 취소된 매물이 지난달 10억6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호가를 1억원 넘게 올렸도 팔린 것입니다. 강남, 용산 등 중대형 평수를 중심으로 신고가도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40.3㎡(5층)의 경우 지난 10일 110억원에 매매되며 올들어 처음으로 100억원이 넘는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거래액은 해당 단지에서 거래된 금액 중 최고가로, 2021년 5월 77억5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약 42% 증가한 수준입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2차(전용 182㎡)의 경우 이달 3일 58억원(13층)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강동구 삼익가든(전용 117㎡)은 지난달 11억8000만원(4층)에 거래됐던 같은 층수 매물이 이달 14일 13억8200만원으로 2억원 뛰었습니다. 서초구 반포자이(전용 84㎡)는 지난달 29억7000만원(26층)에 거래된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31억5000만원(14층)에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압구정역 인근 B공인중개사 대표는 “작년 말 정도만 하더라도 10억 후반 매물이 나왔는데 지금은 저층이 아니면 물건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 “공시가나 규제 풀리면서 다들 좀 지켜보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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