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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칩스법 팔부능선 통과…업계 “가뭄 중 단비”
세액공제율 후퇴했지만 “업황 부진 달래줘”
비교됐던 미국법은 중국 투자금지 악조건 부각
2023-03-22 15:53:38 2023-03-22 15:53:38
삼성전자 화성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하자 반도체 업계가 환영했습니다. 당초 업계가 기대했던 세액공제율 수준엔 못미쳐도 형평성 논란을 뚫고 국회 합의를 이룬 것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입니다.
 
22일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밸류체인 산업 성장 계획대로 앞으로 투자 수요가 많이 일어날 텐데 세액공제율이 확대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업황이 부진해 경영난이 우려되는 형편에서 가뭄 중 단비”라고 반겼습니다.
 
K칩스법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당초 업계가 기대했던 세액공제율보다 많이 후퇴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반도체 등 국가 전략 산업에 지원 정책이 집중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었습니다. K칩스법은 세액공제율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각각 확대됩니다. 중소기업과 같은 25% 공제율을 원했던 대기업들은 아쉬움을 보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공장 대규모 증설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과정에서 세액공제율 등 관련 지원 제도가 확정되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제도 불확실성이 사라져 투자 계획을 확정짓는 것도 수월해집니다. 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K칩스법에 따르면 직전 3년간 연평균 투자 금액 대비 투자 증가분에 대해 올해 10% 추가 공제 혜택도 받게 됩니다. 이를 포함하면 대기업도 최대 25%까지 공제율이 높아집니다. 중소기업은 35%에 이릅니다.
 
당초 미국의 25% 세액공제와 K칩스법이 비교되면서 시큰둥한 반응도 일었지만 미국의 칩스법은 최근 적대국가인 중국 등에 대한 투자 제한 조항을 거는 등 까다로운 조건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인 TSMC의 경우 대만이 반도체 연구개발 투자비 중 25%를 세액공제해주기로 했습니다. 또 TSMC는 일본에 투자하며 현지 정부의 세제혜택 등을 몰아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내 파운드리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도 상대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었습니다.
 
정부는 K칩스법의 공제율이 후퇴한 대신 수혜 대상도 늘렸습니다. 반도체를 넘어 2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미래형 이동수단, 수소 등이 포함됐습니다. 삼성과 SK는 계열사들이 이들 분야를 모두 포괄하는 만큼 연계 투자를 통해 지원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습니다.
 
한편,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K칩스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안은 오는 27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30일 국회 본회의에 오를 전망입니다.
 
22일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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