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OCI가 폴리실리콘 대 반도체 및 배터리라는 두개의 축으로 사업 다각화를 도모해 성장 동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지주 부문은 태양광 밸류 체인에 구축하는 한편, 신설 부문은 반도체 사업을 육성해 전문화와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선 지주사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것인데요. 최근 기업분할에 대한 개인 주주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난제로 떠올랐습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서울 중구 OCI 본사.(사진=연합뉴스)
국내 유일 폴리실리콘 생산 기업…지주사 전환으로 사업 다각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다만 매출의 22% 정도를 차지하는 폴리실리콘 사업만 부각 되다보니 다른 사업들이 가려지는 측면이 있다는 게 회사의 고민입니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시장 변동성으로 전체 기업가치가 좌우돼 꾸준한 매출과 이익을 시현해오고 있는 화학사업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설 부문을 키워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전략입니다. 신사업 분야로는 반도체 및 배터리 소재 부문을 강화할 방침인데요. 현재 반도체 8대 공정은 웨이퍼 제조→산화→증착→연마→세정→포토→식각→EDS(반도체 웨이퍼 단계의 마지막 검사공정)검사 등으로 진행됩니다. OCI는 반도체 8대 전공정 중 5개 공정에 원료와 제품을 공급 중이거나 예정하고 있습니다.
OCI 관계자는 "기존 전자소재 제품군의 확장 등을 통해 본격적인 고부가 가치 소재 업체로 성장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023년부터 향후 3년간 집중 투자 예정"이라며 "반도체 및 배터리 소재 부문은 2025년부터 매출과 영업 이익이 가시화 돼 기업 가치의 상승이 기대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OCI의 지주사 전환 시동을 이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현재 OCI 주식회사에서 자체 사업을 비롯해 자회사 운영과 투자 기능을 동시 수행하다보니 사업 구조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지요. 사업 간 이질성으로 전문적인 결정이나 적절한 자원 배분의 어려움이 있다는 겁니다.
OCI(사진=연합뉴스)
지주사 전환해도 오너 일가 지분 크게 안 올라
이에 따라 OCI는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인적분할 안건 표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주총에서 분할 안건이 승인될 경우 5월에 인적분할이 실시될 전망입니다. 지주회사 전환 후 OCI 홀딩스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OCIMSB)을 가져가고, 사업 부문 자회사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맡게 됩니다.
다만 최근 기업분할에 대한 소액 주주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로 꼽힙니다. 앞서 현대백화점의 인적 분할 안건도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습니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비슷한 업체들이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 포석이라는 비판을 받는 점 역시 OCI의 고민 지점입니다.
하지만 OCI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오너 일가의 지분이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업 가치 재평가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OCI의 경우 지주사로 전환한 후에도 오너 일가의 지분이 약 22%에서 28%로 크게 오르지 않는다"며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꾀하는 기업들과 도매금으로 엮이는 건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개인 주주들의 신뢰를 높이고 설득하는 게 관건이 됐습니다. OCI는 현금배당 추구 등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비판 여론을 잠재우겠다는 복안입니다.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선 잉여현금 흐름의 30%를 현금배당으로 추구하고, 지주사 전환과정 종료 후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주주가치에 긍정 영향을 미치겠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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