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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년…충격도, 일상회복도 '불평등'
'팬데믹' 선언 후 3년…취약계층에 더 큰 충격
의료취약계층 가장 큰 피해…장애인 사망률 6배 높아
코로나로 인한 돌봄 공백 발생…계층 격차 늘어나기도
2023-03-07 17:27:22 2023-03-07 17:37:24
 
 
[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코로나19로 펜데믹 사태가 3년간 지속되면서 취약계층이 감염재난상황에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일상회복에도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11일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대중교통 및 감염취약시설을 제외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조정하는 등 일상회복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사회의 충격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감염병 재난은 불평등하게도 취약계층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참여연대와 보건의료단체연합, 돌봄공공연대는 7일 코로나 팬데믹 선언 3년을 맞아 감염병 재난으로 삶이 어려워진 시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모색하고 일상회복으로 나아가기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정책진단 좌담회 (사진 = 뉴시스)
 
공공병원에서 쫓겨난 의료취약계층정부 대책도 미비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것은 의료취약계층입니다.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이 되면서 저소득층, 노숙자, 이주노동자등은 공공병원에서 쫓겨나 치료받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습니다.
 
2021년 12월엔 정부가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등 주요 공공병원 병상을 비우고 코로나19 환자만을 돌보는 전담병원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취약계층 환자 80여 명이 퇴원 및 전원시키기도 했습니다. 
 
의료 취약계층은 정부의 코로나19 감염 대응 방안에서도 소외됐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방침을 정했으나, 고시원이나 쪽방에 사는 저소득층의 경우 부엌과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언제나 감염위험을 안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장애인시설의 집단 감염 문제도 심각했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지원체계 마련을 촉구했지만, 감염에 취약한 수용시설에 방치될 뿐이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장애인 확진자의 사망률은 약 2.61%로, 비장애인 확진자의 사망률 0.44%보다 6배가량 높았습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바이러스는 평등하지만 팬데믹의 고통은 불평등했고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며 “정부가 최근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 진료에 헌신하다가 경영 위기에 놓인 것을 빌미로 민영화를 진행하려 하는데, 이는 감염병에 더 취약한 사회를 만드는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민간과 정부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는 “민간 병원이 코로나 환자를 안 보다 보니까 얼마 안 되는 공공병원이 감당하다가 병상이 금방 금방 포화가 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 민간병원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은 결코 국민들의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공공병원을 더 확충해야 된다”고 공공병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원격 수업 준비중인 선생님 (사진 = 뉴시스)
 
돌봄 공백 계층화 현상아동 발달 장애 나타나기도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등 공공 돌봄 영역을 우선적으로 폐쇄해 사회적 돌봄에 공백이 생기며 이로 인한 계층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돌봄이 멈춘 자리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사적인 자원을 동원하여 채우며 개인이 가진 자원의 양에 따라 돌봄의 수준과 질이 결정되는 돌봄의 계층화가 심화된 것입니다. 
 
대기업·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유급휴가와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업무시간을 조정하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자원들이 충분했지만, 대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나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돌봄공백과 소득공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가 제한되거나 방치된 아동들에게 발달 장애가 발생하고 학습 격차 등이 우려돼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돌봄 공백은 팬데믹 기간동안 워킹맘들의 경력단절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불안정노동시장에서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같은 고용조건일지라도 상대적으로 여성의 임금이 열악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여성이 일을 그만두고 돌봄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정치하는엄마들 박민아 공동대표는 “사교육을 보낼 수 있는 가정들은 팬데믹이 아니라면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까지 사교육으로 채웠고 그럴 수 없는 가정들은 (아이들의) 미디어 시청 시간만 늘어갔다”고 호소하며 아이들이 뺏겨버린 3년, 양육자들을 돌봄 지옥으로 만든 3년, 어디서 그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는 “돌봄의 중단과 그 공백으로 인한 재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대응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인력과 인프라의 문제는 양성과 훈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코로나가 닥친 시간에 시작을 해서는 적절한 대응 방안이 될 수가 없고, 공공 인프라와 인력의 중장기적인 확충 계획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불평등과 싸우기 위해 연대 필요정부 역할 중요해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날 좌담회를 마무리하며 “코로나19 상황이 회복으로 향하고 있다고 하지만 진정한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많이 필요하다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과 싸우고 있으며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정부 정책을 견인하기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사진 = 정동진 기자)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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