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K팝의 원조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로 등극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10여일 이상 앞당긴 조치입니다. 하이브는 SM의 가치를 존중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두 회사가 힘을 합쳐 세계 음악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이브(352820)는 22일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PD) 지분 14.8%의 대금을 납부하고 주식 취득을 완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주당 매입 가격은 12만원으로 총 금액은 4228억원에 이릅니다. 하이브는 당초 오는 3월6일 해당 주식을 취득 예정이었지만 12일이나 앞당겨 거래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와 SM, 카카오 등을 둘러싼 경영권 관련 잡음이 연일 이어지는 상황에서 하이브가 이해관계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4.8%를 획득, 최대주주에 올랐다. (사진=하이브)
하이브 "SM엔터 고유 문화 존중"
실제로 이날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분 취득과 동시에 팬·아티스트·구성원·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이 편지에서 박 CEO는 "하이브는 'SM3.0' 성장 전략이 제시하는 방향성 및 SM 구성원과 아티스트가 합께 만든 가치와 비전을 존중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 CEO는 "하이브는 독립적 권한을 가진 다양한 레이블들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며 "멀티레이블 체제의 핵심은 '크리에이터의 영혼을 담은 창작물에 대해 완전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이브에 인수될 경우 SM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이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SM 현 경영진 측에서 주장한 부분에 대한 해명으로 읽힙니다. 하이브는 "SM엔터 고유의 색채를 지닌 독자적인 콘텐츠가 하이브 비즈니스 모델과 네트워크 역량을 발판 삼아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이브는 또 SM과의 협력으로 세계 음악 시장에서의 혁신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을 확신했습니다. 전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수 차례 강조한 두 회사의 시너지를 이날의 서한에서도 집중 부각했습니다. 미국, 남미, 인도 등지에서 하이브가 쌓은 노하우를 발판으로 SM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SM의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의 경험은 하이브 아티스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양사 시너지 명확…위버스·버블 새 기회 창출"
글로벌 팬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하이브의 '위버스'와 SM의 '버블'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SM 소속 아티스트의 입점으로 위버스만 이익을 볼 것이란 SM 경영진 측의 주장에 사실이 아님을 명시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박 CEO는 "하이브와 SM이 힘을 합치면 세계 3대 메이저 음악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현재의 K팝을 만들어낸 다양한 도전과 끊임없는 노력들을 앞으로 두 회사가 함께 하자는 포부입니다.
동시에 박 CEO는 SM 소속 아티스트와 구성원들을 다독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하이브가 매니지먼트 컴퍼니로서 당사 아티스트를 존중하고 아끼듯 SM 아티스트 분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긍정적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연일 유튜브 등을 통해 하이브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현 경영진에게는 "양사가 앞으로 함께할 가치와 사업 방향이 단기적인 의사 결정으로 영향 받지 않도록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진흙탕 싸움을 멈추고 생산적인 미래에 집중하자는 제안입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PD)가 SM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문이 22일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SM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첫 심문
한편, 이날 오후에는 이 전 총괄PD가 SM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번째 심문이 진행됐습니다. 이 전 총괄PD와 SM 경영진 모두 재판에는 직접 참석하지 않고 법무 대리인들만 출석했는데요. 이 전 총괄PD 측은 "대주주의 지위를 인위적으로 박탈하기 위한 시도"라며 신주 발행의 정당성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SM 측은 "경영권 싸움이 아닌 경영 판단에 대한 의견 대립"이라며 "경영상 필요에 따른 정당한 신주 발행에 부당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까지 추가로 제출된 서면을 확인한 후 결정 여부를 포함해 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재판 결과에 따라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취득 여부도 판가름이 납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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