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정례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란 외무부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일부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양국이 대사를 '맞초치'하는 사태가 불거진 뒤 처음 나온 이란 측 반응입니다.
2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테헤란과 서울에서 우리는 진지한 입장을 전달했다"며 "대화에서 한국 정부는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관점에서 (한국 정부의) 조치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정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양국이 대사를 초치한 뒤 내놓은 첫 반응인데요. 앞서 이란 외무부는 지난 18일 윤강현 주이란 대사를 초치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중동 국가들의)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이에 우리 외교부도 다음날인 19일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윤 대통령 발언은 "UAE에서 임무 수행 중인 우리 장병들에 대한 격려 차원이었고 한-이란 관계 등 이란의 국제관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또 한국 정부에 이란 동결자금 반환 약속을 이행하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칸아니 대변인은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한국 내 이란 자금은 양국의 다른 현안과 관계없이 반환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는 현재 70억달러(약 8조원대)가량의 이란 자금이 원화로 동결돼 있는데요.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함으로 인해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 계좌가 동결됐던 것에 따른 것입니다. 이란의 해외 동결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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