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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부품업계도 '실적쇼크'…삼성 추락·LG 선방
삼성전기 4분기 영업익 반토막…LG이노텍은 증가
중국리스크 한 방 맞은 삼성…LG는 애플 효과 톡톡
2023-01-10 16:32:17 2023-01-10 17:40:49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전자 부품업계 중심에는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이란 회사가 있습니다. 양사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맞습니다. 삼성그룹와 LG그룹 소속입니다. 지난주 금요일(6일) 이들의 형, 누나 격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됐을 때 업계에는 한바탕 소란이 일었죠. 양사의 실적이 생각보다 크게 저조했기 때문인데요.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69% 급감한 4조3000억원, LG전자는 같은 기간 무려 90% 넘게 줄어든 655억원으로 '어닝쇼크',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같은 부진에 국내 부품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경기 침체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다만 삼성전기는 MLCC 부진, 특히 중국 시장 둔화에 울었고,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14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등 비교적 선방하면서 양사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94% 줄어든 2조1396억원, 영업이익은 45.5% 급감한 1721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실적 악화의 주된 이유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동률 하락 및 수익성 부진, 비수기 진입에 따른 카메라모듈과 기판 사업의 매출 둔화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기·LG이노텍 실적 추이. (그래프=뉴스토마토)
 
특히 그간 삼성전기 총매출 비중의 약 45%, 영업이익 비중 50~70%에 이르는 '효자' 제품으로 자리잡아온 MLCC의 판매량 부진이 뼈아픈데요. 이는 '중국 리스크'와 맞물려 있습니다. 중국은 삼성전기 전체 고객사 중 40~5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기의 핵심 시장입니다. 삼성전기는 중국 시장 분위기에 울고 웃습니다. 주력 사업부인 컴포넌트부문의 영업이익만 봐도 50% 이상이 중국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재고도 중국따라 움직입니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3분기 재고자산은 1조9219억원으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선언한 2020년과 비교하면 44% 급증한 규모입니다. 중국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면 삼성전기의 실적도 둔화되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삼성전기의 실적 쇼크는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 유력합니다. MLCC 업황이 녹록지 않은데다 삼성전기가 차기 주력 수입원으로 키우고 있는 FC-BGA 등 반도체 패키지 기판과 카메라 모듈 수요마저도 꺾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MLCC의 수요 감소 폭이 크고, 모바일 및 메모리 반도체 기판의 판매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으며 카메라모듈의 계절적 재고조정이 진행되면서 지난해 4분기 삼성전기의 실적은 예상보다 더욱 부진했을 것"이라며 "특히 MLCC 수익성은 6년 만에 최저인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6조6355억원, 영업이익 4910억원을 거둘 전망입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5.9% 증가, 영업이익은 14.2% 증가한 수치입니다.
 
LG이노텍의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애플 아이폰14 덕분입니다. LG이노텍이 애플의 카메라 모듈 주요 공급사이기 때문이죠.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용 카메라 모듈 중 LG이노텍 점유율은 75%에 달합니다.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에서 담당합니다.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0조3315억원으로 전체 누적 매출(13조417억원)의 79.2%에 해당합니다. 삼성전기는 MLCC,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이 주력 사업인 것이죠.
 
다만 지난해 11월 초 폭스콘 중국 정저우 공장 셧다운으로 아이폰14 시리즈 생산 차질이 약 1000만대 가량 생겼고 이로 인해 카메라 모듈 공급량이 예상보다 더 줄어들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이노텍이 4분기 2000억원 안팎의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목소리도 흘러나옵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은 1925억원으로 종전 추정(5050억원)과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전방산업인 TV, PC, 스마트폰 등 IT 수요 부진과 고객의 재고조정에 기판 매출 둔화, 원달러 환율의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내다봤습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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