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이배월)2.4% 배당 아쉽다고? 5년새 배당·주가 2배
철도강자 유니온퍼시픽, 매년 배당 늘리는 배당성장주
워렌 버핏도 투자한 철도…경기침체 고비 넘으면 물류 회복
2023-01-11 02:00:00 2023-01-11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 증시에는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고배당주들이 있는가 하면, 당장의 배당수익률은 낮지만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주는 배당성장주도 있습니다. 유니온퍼시픽(종목기호 UNP)은 후자에 해당하는 종목입니다. 
 
유니온퍼시픽은 CSX, 노폭스서던 등과 함께 미국 내 철도운송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철도회사 중 하나입니다. 이 회사가 보유한 노선은 미시시피강 서쪽 미국 중부와 서부 23개 주, 동쪽으로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남쪽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까지 뻗어 있습니다. 미국이 1800년대 북미 대륙을 횡단하는 철도노선을 건설한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기업이죠. 유니온퍼시픽은 그 과정에서 미주리퍼시픽, 시카고앤드노스웨스턴, 웨스턴퍼시픽, 서던퍼시픽 등 크고 작은 회사를 인수하며 노선을 늘렸습니다.
 
워렌 버핏도 반한 철도의 매력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도 철도회사에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워렌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가 벌링턴노던산타페(BNSF)의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해 2010년에 전체 주식 매수를 완료, 아예 통째로 회사를 인수했죠. 당연히 주식을 거래할 이유가 없어져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했습니다.  
 
워렌 버핏이 철도주를 콕 찍은 배경엔 유가 상승이 있습니다. 유가가 급등하다 보니 운송비용 증가로 부담이 커진 항공기나 선박보다 철도의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었죠. 
 
당시 워렌 버핏은 철도주를 매수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잠깐 흔들릴 순 있어도 길게 보면 계속 좋아질 것이고 그에 따라 물류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기차는 비행기, 자동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이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테니 미국 서부와 중부 철도노선을 가진 BNSF의 수요는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엔 고속철도가 없지만 놓일 것이다, 이렇게요. 
 
단순 명쾌한 대답이었습니다. BNSF가 주식시장에서 사라져 그와 함께 투자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네요. 
 
 
경기전망 어둡지만 길게 보면 회복할 것
 
화물을 실어나르는 사업이 유니온퍼시픽의 주된 돈벌이 수단이기 때문에 당연히 경기를 탈 수밖에 없습니다. 매출 비중을 보면 산업재 수송이 33%로 가장 많습니다. 농산물이나 광물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 비중은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가전제품 등 프리미엄 운송도 28% 비중으로 한 축을 맡고 있습니다.
 
전 세계 경제는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이 출현한 이후 3년이 지난 지금도 바이러스가 가져온 영향력 아래에 있습니다.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은 둔화될 것이고 경기침체 가능성도 예상돼 전망이 좋을 리 없습니다. 
 
유니온퍼시픽의 CEO인 랜스 프리츠도 최근에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힌 일이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에 “주택시장이 둔화되고 택배도 둔화됐다”면서 “연준(Fed)은 경기둔화와 수요 훼손으로 우리를 공격하려 한다”고 말해 언론에 크게 보도됐습니다. 
 
지난해 11월엔 철도파업 문제로 크게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철도 기관사와 엔지니어를 대표하는 양대 철도노조가 파업을 추진했었죠. 이들도 우리와 다를 것 없이 임금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철도가 미국 내 식량과 에너지 등을 운송하는 수단이라서 경제와 실생활에 미치는 파장이 큽니다. 결국 여야 합의로 의회가 개입해 파업을 무산시켰어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고 이 과정에서 주가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작년 3월엔 27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썼는데 10월엔 185달러까지 무너졌어요. 씨티 등 월스트리트는 철도주의 목표주가를 크게 내렸습니다. 지금은 많이 회복해서 210달러를 넘나들고 있지만 아직 상승 반전의 기회를 잡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렌 버핏의 오래 전 설명처럼 미국 경제는 길게 보면 좋아질 것이고 언젠가는 물류 수요도 회복할 것입니다. 지금은 묵묵히 참고 기다리는 게 최선입니다. 덕분에 주가도 많이 저렴해졌으니 이럴 때를 매수기회로 삼는 것도 좋겠죠. 
 
 
매년 배당금 늘려주는 배당성장주
 
배당은 고난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도와주는 큰 힘이 됩니다. 유니온퍼시픽도 매년, 매 분기마다 배당을 합니다. 
 
주가에 비하면 배당금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유니온퍼시픽은 지난해 주당 5.08달러를 배당했습니다. 배당수익률은 2.45%를 기록했네요.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2.4%까지 떨어집니다. 요즘 은행 예금에만 가입해도 5% 넘게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2.4%가 웬말이냐고 따질 만합니다.
 
미국 배당주는 단순 수익률로만 평가할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배당금을 증액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거의 배당금 지급 이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유니온퍼시픽도 꾸준히 배당을 늘려주는 배당성장주입니다. 배당금 지급일 기준으로 보면 매년 3월-6월-9월-12월이 배당월입니다. 배당기준일은 이보다 며칠 앞서고요. 
 
지난해 연간 배당금 5.08달러는 1분기 1.18달러, 2~4분기엔 1.3달러씩 지급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3월에 0.97달러, 6월 1.07달러, 9월 1.07달러, 12월 1.18달러를 배당해 연간 4.29달러를 지급했습니다. 이 말인즉, 형편이 허락하는 한 반기 기준으로 배당금을 증액한다는 뜻입니다. 
 
그래봤자 소액 늘려주는 건데 그게 무슨 대단한 일일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2017년 연간 배당금은 2022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8달러였습니다. 5년 만에 배당금이 2배로 불어난 것이죠. 
 
2017년 배당수익률은 불과 1.85%에 불과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배당수익률은 낮은데 배당금은 2배가 됐다? 그동안 주가는 2배 이상 올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년 사이 주가도 배당도 2배가 됐습니다. 5년 후엔 어떨까요? 주가 400달러, 배당금 10달러를 꿈꾸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배당을 계속 증액한다고 해서 회사 재무상태가 나쁜 것도 아닙니다. 순이익 중 배당에 할애한 금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Payout Ratio)은 지난 10년간 들쑥날쑥했지만 평균 38%였고, 가장 무리한 해에도 50%를 넘지는 않았습니다. 
 
유니온퍼시픽이 철도라는 안정적인 인프라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서겠지만 유독 펀드 운용사들의 지분율이 높습니다. 뮤추얼펀드를 더해 약 11.8%를 보유한 뱅가드가 최대주주, 4.52%를 보유한 블랙록이 2대주주에 올라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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