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키트.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올해 식품 소비 시장에서는 간편식과 건강기능식품 구색이 더 늘어나고 윤리·가치소비를 바탕으로한 채식, 대체육 등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업체 컬리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상품 카테고리는 가정간편식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홍루이젠 샌드위치와 금미옥 쌀떡볶이, 미트클레버 한돈 떡갈비 등 냉장·냉동 제품이 골고루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컬리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사미헌’ 갈비탕은 1년간 108만개 넘게 판매되며 가정간편식 카테고리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5년 1조6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021년 4조4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약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리 간편함을 앞세운 간편식 제품에 대해 단순히 인스턴트음식이 아닌 외식 대체제로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밀키트과 가정간편식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는 것도 시장 성장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는 냉동 밀키트와 캠핑 족을 위한 다양한 간편식이 뜰 것으로 관측된다. 밀키트업체 마이셰프에 따르면 올해 밀키트업계 핵심키워드로 콜라보레이션, 해외여행, 중장년, 냉동 밀키트, 야외, 소용량을 꼽았다.
상온 또는 냉장 제품 대비 보관이 용이한 냉동 밀키트 인기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마이셰프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농촌진흥청 소비자패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8%가 냉장(29%)보다 냉동 보관 형태의 간편식(밀키트)을 선호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 (사진=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코로나19 장기화,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식품업계에서 건기식 상품 구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142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8% 성장한 수준이다. 건기식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4조8936억원 수준이던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원을 넘어섰고 2년 만에 6조원 문턱을 넘은 것이다.
한국건기식협회가 5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0가구 당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올해 기준 82.6%로 조사됐다. 1년 새 0.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만큼 건기식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비타민, 오메가-3, 밀크씨슬 등 다양한 건기식 제품들이 나오는 것도 시장 확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건기식 전체 시장 가운데 비타민과 오메가-3의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비타민 시장의 매출 규모는 906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17.4% 신장한 수준이다. 3년 전에 비해서는 42.3% 성장했다. 오메가-3의 경우 전년보다 25.6% 성장한 3789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과 비교하면 무려 2배 가까이(79.2%) 성장한 셈이다.
윤리·가치소비에 기반한 식물성 식품, 대체육 등도 뜰 전망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가치소비 인식이 확산되며 관련 소비 인구가 증가했다. 건강과 환경 문제, 동물 복지 등을 이유로 선택적 채식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여기에 기업들의 대체육 기술개발까지 더해지며 시장이 성장하게 됐다는 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분석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8.3% 신장한 212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2025년에는 3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체육 시장 전망은 밝다. 가치소비를 주도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대체육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따르면 최근 전국 2030세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67.6%가 대체육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또한 대체육을 먹어본 소비자는 42.6%, 섭취 경험이 없는 소비자는 57.4%로 나타났다. 특히 섭취 경험이 없는 소비자 중 78.2%는 향후 경험해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푸드의 2030세대 대체육 설문조사 결과.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를 비롯해 CJ제일제당, 아워홈 등 식품업계도 대체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고 상품군을 확대하는 등 소매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윤진 유로모니터 식품&영양 부문 수석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가치소비 인식이 퍼지며 선택적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국내 대체육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며 “앞으로는 외식 채널을 넘어 소매시장에서 소비자를 공략해야 대체육 시장이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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