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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라인만 네 차례 지났다"…벼랑 끝에 선 639조 예산안
김진표 "23일 예산안 처리" 최후통첩에도 22일 협상 '먹구름'
여 "의석 힘으로 붙잡지 말라" 대 야 "고집 안 꺾으면 방도 없어"
2022-12-22 16:36:35 2022-12-22 16:36:35
김진표(왼쪽부터) 국회의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4회 백봉신사상 시상식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재차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못 박았지만, 여야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며 합의에 실패했다. 639조원에 이르는 내년 예산안이 벼랑 끝에 섰다.
 
여야는 22일 예산안 관련해서 머리를 맞댔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날은 앞서 김 의장이 지난 21일 "23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황에서 사실상 협상 마지막 날이었다.
 
통상 반나절가량 소요되는 정부의 계수조정작업(시트 작업) 시간을 고려할 때 적어도 이날 오후까지는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김 의장이 못 박은 23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은 이미 지난 2일 법정처리 시한과 9일 정기국회 종료일을 넘긴 데 이어 김 의장이 최종 시한으로 정했던 15일과 19일까지 총 4번이나 데드라인을 넘겼다. 이날 오후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5번이나 데드라인을 넘기게 된다.
 
여야는 현재 법인세 관련해 김 의장의 중재안(1%포인트 인하)에 합의하되, 과세표준(3000억원 초과)을 상향 조정하는 안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의장이 15일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라도 내리자"고 조율에 나섰고, 민주당이 수용했지만, 국민의힘이 난색을 표하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바 있다. 서로 양보한 끝에 실마리를 찾았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의 경우에도 원안에서 한 발씩 양보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그간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대신 입법 해결이 될 때까지 예비비를 지출한다는 부대 의견을 넣자'는 김 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으나, 협상 끝에 예비비 대신 정식 예산을 편성하는 방향으로 양보하는 대신, 행정안전부 장관을 치안행정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시행령에 담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박홍근(오른쪽) 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대치 중인 일부 안을 제외하고는 여야 모두 큰 틀에서 사실상 최종합의에 근접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의 결단만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이날 서로에 마지막 양보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그간 여야는 여러 쟁점들에 관해서 논의해 왔고 2~3가지만 남은 상태로 며칠째 풀리지 않고 있다"며 "내일 통과를 목표로 최대한 의견접근을 하도록 노력하겠지만, 다시 한번 새 정부가 출범해 처음 일하려는 첫해에 민주당이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다수 의석 힘만으로 붙잡지 말고,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고 양보를 권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양보도, 협상도, 인내도, 모두 할 만큼 했다.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으나, 끝내 여당이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하고 대통령도 고집을 꺾지 않으면 달리 방도가 없다"며 "23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매듭짓겠다. 정부여당이 더는 국민 실망과 분노를 키우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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