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발행조건 같은데 목표수익률 ‘쑥’
조기상환 불발로 재투자 감소…닮은꼴 다른 수익률 조심
2022-12-17 02:00:00 2022-12-17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글로벌 증시의 동반 하락으로 파생결합증권(ELS)의 발행조건은 연초보다 크게 좋아졌지만 반대로 조기상환은 감소해 재투자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오는 22일(숙려대상자 19일) 청약을 마감하는 12종의 ELS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중에서 미국증시(S&P500)와 유럽(EUROSTOXX50), 홍콩(HSCEI)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2177회 ELS는 목표수익률이 연 10.50%에 달하는 상품이다. 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매 6개월마다 기초자산인 3개 지수의 가격을 중간평가해 각각 발행 당시의 85%, 85%, 85%, 80%, 75%, 70%보다 높아야 한다. 해당 평가일에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조기상환되지 못해도 모든 기초지수가 가입기간(3년) 중 한 번도 40% 밑으로 하락한 적이 없다면 똑같이 연 10.50%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처럼 해외 주가지수를 기초로 삼은 ELS 중에서도 손실 발생 여부를 좌우하는 녹인(Knock-In) 기준선이 40%인 상품은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주가지수가 60% 하락하지 않는 이상 수익을 주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녹인 라인이 40% 미만인 ELS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6개월 시점에 85%로 시작하는 조기상환 기준도 무난하다. ELS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면 목표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ELS로 평가된다.  
 
두 자릿수 목표수익률을 내건 ELS가 달성 가능성 높은 조건으로 세팅되어 출시되고 있는 것은 증시 하락에서 비롯됐다. 지난 3~4월만 해도 키움 제2177회 ELS와 비슷한 중도·만기 상환조건을 가진 ELS 상품들은 연 7%대 목표수익률을 내걸고 청약을 받았다. 즉 그때와 달라진 것은 주가지수가 하락했다는 사실 외에 달라진 것이 없다. 
 
지난봄에 봤던 것과 비슷한 조건의 ELS인데 수익성은 높아졌으니 투자자들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더욱이 주가가 하락한 만큼 추가 하락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가입할 수 있어 손실을 볼 확률은 낮아졌다.
 
다만 ELS 투자자 중에는 먼저 가입한 ELS를 조기상환 받아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이 걸림돌이다. 주가 하락으로 조기상환되는 ELS 수가 감소한 탓에 투자금 조기회수 후 재가입 방식의 투자가 원활하지 않게 된 것이다. 연중 내내 주요국 주가가 번갈아가며 하락해 녹인 구간에 진입, 손실이 확정된 ELS도 적지 않게 출현했다. 
 
이에 기존 투자자들은 좋은 조건의 ELS 상품이 나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던 자금이 변동성을 피해 은행권 정기예금으로 이동한 것도 ELS 투자를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반면 원금보장을 내세운 ELB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조9877억원어치 ELB가 발행돼 ELS 발행금액 1조5097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증권사들은 주가가 크게 하락할 때마다 다양한 ELS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증권사들은 올해 초 주가가 급락하자 3월과 4월에 각각 1100개가 넘는 ELS 신상품을 선보였다. 주가가 급락한 9월에도 1030개 ELS를 공모 발행했다. 
 
좋은 조건의 ELS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신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변동성이 줄어든 후에 가입했다가 3~4개월만에 조기상환받은 일부 ELS 투자자들도 동참할 전망이다. 
 
한편, ELS 상품의 전반적인 투자 조건은 좋아졌지만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A증권사의 ELS는 앞서 예로 든 키움 제2177회 ELS와 똑같은 상환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목표수익률은 연 8.90%로 더 낮게 설정됐다. 두 상품 간 눈에 띄는 차이점은 A증권사 ELS의 기초자산가격 확정일이 키움증권 ELS보다 이틀 앞선다는 것 말고는 없다. 
 
같은 시기, 같은 주가지수에 기초한 ELS 상품이라도 차이가 클 수 있어 청약 전에 현재 모집 중인 다른 증권사들의 ELS 상품과 비교해 보고 선택해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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