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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확보 비상"…중국 '방역 완화' 불똥 튄 한국 감기약
중국, 위드코로나 전환…한국 원료의약품 의존 높아
식약처, 제약업계에 원료 확보 요청…수입 대안 등장
2022-12-12 06:00:00 2022-12-12 06:00:00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는 기조로 돌아서면서 감기약 원료 수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식약처가 제약업계에 중국산 감기약 원료 확보를 요청한 가운데 단기간 내 생산량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과 해외 제품 수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함께 나온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전환을 발표하면서 감기약 원료 수급이 급해졌다. 당국이 제약업계에 선제 대응을 요구한 가운데 수입 대안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1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7일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하고 10개 조치를 새로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만 3년여간 유지했던 고강도 방역 통제를 포기하고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틀었다.
 
중국은 국내 제약업계의 원료의약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국에서 들여온 원료의약품은 약 6억8000만달러 규모다.
 
중국의 방역 정책 완화는 국내 제약업계의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10개 방역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국 내 감기약 판매 규제를 해제했다.
 
우리 당국은 중국 내 감기약 수요가 증가해 원료의약품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 대비해 우선 확보를 요청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관계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통해 국내 제약업계의 중국산 원료의약품 확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부 바람대로 제약업계가 선제적으로 중국산 원료의약품 수급 난항에 대비하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원료가 충분해도 단기간 내 생산량을 대폭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감기약 일반의약품 수요가 동반 상승한 이후 지금까지 공장을 전체 가동하고 있다"며 "당장 원료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생산량을 바로 올리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감기약을 생산할 때 위탁을 맡긴다"며 "원료가 충분해도 인력이나 생산 라인이 부족하면 공급량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약국가에선 일반 소비자의 감기약 구매가 어렵지 않다는 분위기다. 잘 알려진 브랜드의 재고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동일 성분 의약품은 충분히 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겨울철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상황이 전개돼 감기약 수요가 수직 상승하는 경우에 대비해 수입과 같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실제로 식약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지난 5월 호주에서 긴급 도입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타이레놀'처럼 잘 알려진 제품 수요는 꾸준히 높다"면서도 "같은 성분의 다른 약들을 아직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이 약사는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는 감기약 재고가 충분하다"며 "감기약이 부족한 상황이 예상된다면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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