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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검찰 실수로 동명이인에 벌금형, 비상상고 타당"
2022-12-08 12:09:04 2022-12-08 12:10:0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검찰이 동명이인을 피의자로 착각하고 기소해 벌금형 선고가 확정됐다면 검찰총장이 이를 비상상고로 바로잡을 수 있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한다고 8일 밝혔다.
 
B씨는 2008년 10월13일 경기도 안산시 인근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마티즈 차량을 운전하다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검사는 해당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벌금 70만원을 구형하는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가 B씨가 아닌 동명이인 A씨를 피고인으로 기재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 사건은 2009년 1월15일 그대로 확정돼 A씨는 저지르지도 않은 음주운전 범죄자가 돼 벌금 70만원을 납부해야 했다.
 
이후 2020년 8월,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비상상고를 제기했다. 비상상고는 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난 이후에 법을 잘못 적용한 것이 드러났다면 검찰총장이 직접 대법원에 다시 재판을 요구하는 절차다.
 
대법원은 "검사가 공소장에 피고인의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 사항을 잘못 기재한 채 약식명령을 청구해 착오가 있는 경우 잘못 기재된 사람에게 공소제기 효력이 미친다고 할 수 없다"라며 "이 경우 법원은 형식상 또는 외관상 피고인의 지위를 갖게 된 자에게 적법한 공소 제기가 없었음을 밝혀주는 의미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공소기각 조치 없이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됐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441조를 위반한 것이고,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것"이라며 "이를 지적하는 비상상고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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