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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상승은 '대처 효과'인가
2022-12-08 06:00:00 2022-12-08 06: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다. 특히 자동응답조사(ARS)에서 40%에 육박하는 긍정 지지율 결과가 나왔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6일 실시한 조사(7일 공표, 전국1030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0.9%,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39.5%로 나타났고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8.3%로 나왔다. 윤 대통령의 긍정평가 지지율이 40%에 임박한 수준이다. 이 조사에서 긍정평가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결단력과 추진력', '공정 및 정의'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3주 동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올라간 조사 결과가 줄지어 발표되고 있다. 특히 자동응답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거의 40%에 가까워진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체적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논란이 줄어들고 국정운영에 대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지난 대선에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48.56%의 지지층이 서서히 되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과 원칙'이 지지율 상승 동력이 된 이유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요구했던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권자층의 호응도가 높다. 화물 연대 파업으로 산업계 피해가 확대되고 있고 국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에서 윤 대통령이 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한 대응으로 국정운영을 이끌고 있는 것에 대해 대구경북, 60대와 70대 이상 그리고 주부층에서 윤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결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 올린 '단호한 대응'은 역사 속에서 비슷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바로 영국의 마거릿 대처(Thatcher) 전 총리다. 대처 총리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영국 총리로 재임하면서 굵직한 흔적을 남겼다. 신자유주의에 기초하여 국가 경제 정책을 새롭게 편성했다. 정부의 규모를 축소시켜 각종 세금 낭비를 줄였고, 전산화와 기계 생산 설비의 보급 등 민간 기업의 업무 간소화 추진 등을 추진하였다. 이로서 세금과 각종 비용의 감소 효과를 불러와 영국의 전체적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회복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잡게 되었다. 특히 대처 총리의 성과가 빛났던 대목은 철광과 석탄 노동자 파업과 시위에 대한 대응이었다. 영국병을 해소하겠다며 강경 진압에 나섰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윤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상승을 대처(Thatcher) 효과에 비유하게 된다. 영국의 고질적인 병을 단호하고 강경한 대응으로 풀어 낸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대응과 같은 효과를 본 것으로 말이다. 화물 연대 파업을 비롯해 민주노총 노조의 파업에 대해 국민들이 불편해 하기 때문에 여론 환경은 노조 쪽에 대체로 불리하다. NBS 여론조사(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가 자체적으로 지난 11월 28~3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3명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5.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노조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58%로 압도적이었다. '노조의 정당한 단체행위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응답이 34%로 나왔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을 '대처 효과'로 보는 이유다.
 
그렇다면 노동 파업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연속적인 업무 개시 명령 발동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고 노동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방법일까. 그렇지 않다. 노조의 파업에 대한 대처식 처방은 많은 보완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대처 총리의 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 진압은 많은 후유증을 낳았다. 극단적인 사회 갈등이 불거졌고 이를 다 회복하지 못해 영국의 통합과 도약을 위한 앤소니 기든스 교수의 '제 3의 길'이 등장했고 급기야 노동 문제를 중재와 타협으로 해결하려는 노동당 대선 후보의 부상과 토니 블레어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결국 영국 보수당 정권을 노동당 정권이 교체하게 되고 영국 보수당은 오랫동안 정권을 잡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단호한 대응이 보수층을 결집한 효과는 분명하게 확인하게 된다. 그렇지만 업무 개시 명령을 통한 강경 대응이 노사 관계나 노정 관계의 근본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파업은 시민들에게 불편한 대상이지만 노동자들에게 절박한 생존 투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파업이 예상되므로 '단호하고 강경한 대응'보다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대응은 '현장 조정과 사회적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이다. 그렇게 된다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높게 올라갈 것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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