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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과기정통부, '카톡 먹통' 관련 사업자에 시정 요구…화재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
SK㈜ C&C엔 전력공급 생존성 확보·카카오엔 서비스 다중화 개선 주문
내년 1분기 중 '디지털 안정성 확보 종합 개선방안' 수립
2022-12-06 16:02:21 2022-12-07 09:03:4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지난 10월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카카오 서비스 장애에 대한 정부 측의 조사가 일단락됐다. 조사 결과 SK㈜ C&C와 카카오 모두 형식적인 매뉴얼만 갖췄을 뿐 구체적인 화재 대응, 서비스 이중화 등이 미흡했다. 정부는 이들에게 한 달 이내로 세부 방안이 포함된 향후 조치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네이버 등 부가통신서비스 장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들 세 사업자에 책임 있는 조치와 대책 마련 등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SK㈜ C&C에 대해서는 데이터센터 화재 예방·탐지 개선과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생존성 확보를 주문했다. 화재가 시작된 배터리실이 보조 전력 공급 역할을 하는 무정전 전원 장치(UPS) 일부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피해가 컸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배터리실과 UPS 사이의 격벽은 천장 공간이 미분리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화재 열기 등으로 UPS가 작동이 중지됐고 일부 전원공급도 중단됐다. 또한 배터리 상단에 포설돼 있던 전력선도 화재로 손상이 됐으며, 화재 진압을 위한 살수 시 누전 등 2차 피해가 우려돼 전체 전력을 차단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배터리와 기타 전기설비 간 물리적 공간을 분리하고 배터리실 내에 위치한 전력선을 재배치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의 대안 조치를 마련하라는 요구를 한 것이다. 또한 △화재 등 재난 발생 구역의 전력을 개별 차단할 수 있는 방안 마련 △현실적인 재난대응 시나리오 개발 △세부훈련 계획 수립 후 모의 훈련 실시 등의 개선 조치도 요청했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서비스 다중화 △재난대비 훈련 등 조치 △이용자 고지 및 피해 구제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 복구 지연의 핵심 원인인 '운영 및 관리도구'에 데이터센터 간 '동작(active)-동작(active)' 등 매우 높은 수준의 다중화를 적용하라고 요청했다. 재난대비와 관련해서는 '장애탐지-전파-복구' 등 전 단계의 복구체계를 재점검하고 신속한 장애 복구를 위한 서비스별 복구목표 설정, 상시 대응조직 구성 등을 주문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서비스 장애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3사가 제출한 조치결과 등을 기반으로 내년 1분기 중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종합적 개선방안을 수립하겠다"며 "국회에 상정된 관련 법 제정의 진전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 제도 개선을 하려 한다"며 "작은 업체들에 대해서는 진흥 정책을 유지하되,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자들을 법적 테두리 안으로 놓을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번 시정요구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사업자들의 이행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에 이 장관은 "큰 피해를 초래한 전례없는 서비스 사고인 만큼 국민들의 관심도 높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사업자들도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어 성심성의껏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의 시발점인 배터리 발화의 원인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다. 화재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남부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 조사 당국은 3주 정도면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과수가 문제의 배터리를 수거해 분석 작업을 하고 있지만 결과 발표 시점은 특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 과기정통부 발표에 따르면 판교 데이터센터의 배터리모니터링시스템(BMS)은 화재 직전까지 이상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배터리의 고장 혹은 오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BMS가 일정하게 유지가 됐다는 점으로는 오작동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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