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중앙회장 연임·지주회장 외풍설에 어수선
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관료출신 낙하산 가능성
중앙회장 연임 위한 농협법 개정안 두고도 찬반 팽팽
2022-12-07 06:00:00 2022-12-07 0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농협중앙회장과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최고경영자(CEO)의 거취가 중대기로에 놓이면서 농협 조직 안팎이 어수선하다. 농협금융 차기 회장으로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외풍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회장 연임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을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 중인 가운데 이르면 다음 주에 최종후보 1인이 선정될 예정이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 임기 연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손 회장은 1962년생으로 다른 금융지주 회장에 비해 젊은 편인데다 재임기간 동안 역대급 실적 성과를 낸 만큼 전임 회장들처럼 2년 임기를 마친 후 1년의 추가 임기가 주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2조2919억원을 달성했고, 올 3분기까지 1조9717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역대급 실적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부에서는 손 회장의 안정적인 리더십이 경영 성과를 내는데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와 함께 그의 연임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차기 회장은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 의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농협중앙회장과의 친밀도도 중요하다. 그동안 손 회장에 대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농협중앙회가 손 회장 대신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낙점했다는 말이 돌기 시작하면서 반전됐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 전 실장이 손 회장을 제치고 차기 농협금융 회장으로 내정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실장은 행시 2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때도 기획재정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현재 임추위에서 거론되는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손 회장이 입후보를 포기한 것은 아니고, 여러 명의 관료 출신들이 후보자로 거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부규정상 경영승계절차 개시일 이후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천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만큼 오는 23일 전까지 최종후보를 확정해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과정을 거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풍 논란에도 내부 구성원 상당수가 손 회장 연임을 원하고 있다"며 "내부반발을 고려한다면 중앙회에서도 구성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관료 출신 후보를 낙점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농협중앙회의 진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연임이 가능하도록 농협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 연임제를 골자로 하는 농업협동조합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농협법상 농협중앙회장 임기는 4년으로 중임할 수 없지만, 개정안에는 1회 연임을 허용하고 현직 회장도 연임을 적용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단임제는 2007년 정대근 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임기 중 구속되면서 정부 주도의 농협개혁위원회 논의 끝에 2009년 단임제와 간선제를 도입했다. 연임제 폐해 때문에 단임제가 도입됐는데 농협중앙회장의 막강한 권한 행사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 마련 없이 다시 연임제로 바꾸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2.8%가 연임제 반대를, 현 회장부터 연임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96.7%가 반대 의견을 냈다. 전국협동조합노조가 조합원 11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반대 입장이 94.5%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한국새농민중앙회 등 농민단체들은 단임제가 농업·농촌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대외 활동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을 지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금융지주 회장에 막강한 인사권이 있는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제 부활이 지금 시점에서 부각 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고, 중앙회장의 독주체제를 막기 위해 도입된 단임제를 바꿀 필요성이나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임제 부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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