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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생산기지 '메이크 인 인디아' 뜬다…"기업·싱크탱크·산업 교류 필요"
'메이크 인 인디아' 재부상…제조업 25%·일자리 1억개 목표
제조업 투자잔액 증가 속도 5배↑ 내수시장 확대 등 여건 개선
외환보유액 세계 6위…환율·기준금리·물가 등 안정적 유지
폭스콘 등 주요 기업 투자계획…"사업기회 포착 등 대응책 필요"
2022-12-05 13:42:37 2022-12-05 13:42:37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인도로 생산기지를 옮기고자 하는 국제적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산업화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프로젝트 투자 잔액 증가 속도가 5배가량 빨라진데다, 빈곤층이 급격히 줄면서 전자제품 내수시장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다.
 
환율·금리·물가 등 거시경제 지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폭스콘, 토요타 등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인도와의 교역·공급망 연계 강화 등 경제관계를 강화하고 양국 기업·싱크탱크·산업단체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5일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성과와 시사점' 현안자료를 발간하고 "우리 정부 및 기업은 신흥 제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서 사업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추진한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은 제조업 투자를 활성화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5%로 확대하고 1억개의 신규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목표의 프로젝트다. 전략 초기에는 사업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으며 점차 제조업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확대하고 있다.
 
2010년대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효과가 단기간 내 발생하지 않아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19~2022년 제조업 프로젝트의 투자 잔액이 과거 3년 대비 약 5배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등 여건이 개선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조업 프로젝트 투자 잔액의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기존 프로젝트의 완료가 지연된 된 점도 작용했으나 2022년 신규 프로젝트가 전년대비 186%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제조업 프로젝트의 투자 잔액 중 금속, 건설자재 등 노동 및 자원 집약적 산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화학, 기계 등 중·고 기술을 사용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올해에는 반도체,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산업 내 주요 기업들의 대인도 투자계획이 발표되면서 글로벌 생산기지의 인도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아다니는 청정에너지 관련 산업에 1000억원, 타타는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청정에너지 관련 산업에 900억 달러, 폭스콘-베단타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 191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밖에 릴라이언스, IGSS 벤처스, ISMC, 스즈키, 토요타, 현대자동차, 마힌드라-BII,비보, 삼성전자 등이 연이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외경제연구원(KIEP)은 5일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성과와 시사점' 현안자료를 발간하고 "우리 정부 및 기업은 신흥 제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서 사업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출처=대외경제정책연구원)
 
KIEP는 다양한 국내외 요인들이 인도 내 제조업 투자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줄어들면서 인도의 기존 빈곤층이 줄고 중산층 확대가 이어지는 추세다. 하루 1인당 소비 3.65달러 미만 인구 비율은 2004년 77%에서 2019년 45%로 감소했다.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는 중저-중고소득 계층 2010년 7754만 가구에서 2019년 1억2406만 가구로 4652만 가구 증가했다. 
 
가처분 소득 확보 등에 따라 자동차, 휴대전화, 의료기기 등 대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내구재 소비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통화 및 금융 정책에 힘입어 인도의 환율, 물가 등 각종 지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외환보유액은 10월 말 기준 현재 5340억 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이다. 9월 물가 상승률은 7.4%로 주요국 대비 높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도 러시아의 원유를 할인된 가격에 공급받은 것이 물가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
 
인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9월 기준금리는 5.9%로 지난 10년간 최고치인 2014년 1월(8%)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클러스터를 잇는 철도·도로·항만 등 운송 인프라의 양적 확대에 힘입어 국내외 연결성도 강화되고 있다.
 
인도의 인프라 투자는 2008~2012년 24조 루피에서 2013~2017년까지 36조 루피로 증가했다. 
 
인도정부는 디지털화, 중앙통제 강화 등을 통해 인프라의 질적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재정적으로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생산연계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정책이 육성하는 신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인도 대기업들이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인도정부가 중국경제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기 시작한 한편,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및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협상 참여를 통해 선진국 경제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의 배경이 됐다.
 
KIEP 측은 "한국기업이 인도를 활용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점검하고 인도정부의 다양한 개발목표 이해, 현지 기업과의 협력 강화, 현지 지사 내 산업정책 대응조직 마련, 주별 차별화 접근 등을 통해 제조업 투자환경 변화의 혜택을 십분 누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운송 인프라, 물류, 유통, 재생에너지, 연구개발, 산업디자인 등 인도의 제조업 육성전략과 연계된 산업에서도 진출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정부는 교역 확대, 공급망 연계 강화 등을 목표로 인도와의 경제관계를 심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양국 기업, 싱크탱크, 산업단체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5일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성과와 시사점' 현안자료를 발간하고 "우리 정부 및 기업은 신흥 제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서 사업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인도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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