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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스퍼트 올릴 때 파업이라니"…건설현장 '셧다운 위기'에 암울
둔촌주공 등 250곳 이상 건설현장 공사 멈춰
"안그래도 힘든데, 파업까지 겹쳐" 한숨 '푹'
2022-11-28 16:39:20 2022-11-28 16:39:20
화물연대 파업 이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건설현장의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된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건설현장이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자재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현장도 멈춰선 것이다. 대내외 여건 악화로 힘든 시기 파업까지 더해져 건설사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레미콘 수급 차질로 다수 현장의 건설공사가 중단 위기에 높인 가운데 건설사들은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시멘트는 평상시와 비교해 5%, 레미콘은 30%가량만 출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서 공사가 멈춘 건설현장도 250곳을 넘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내 건설현장 상황이 비슷하다"며 "레미콘 공급을 못 받아 이미 공사가 멈췄거나 곧 중단을 앞둔 현장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가 길어지면 현장에 지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그저 파업이 조속히 끝나길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금리 인상, 자금시장 경색으로 건설업계가 '삼중고'를 겪고 있는데 화물연대 총파업까지 겹쳤다"면서 "파업으로 공사가 계속 지연되면 공기를 맞추기 위해 속도를 높여야 하는 만큼 안전과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대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현장 수가 적은 중견 건설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큰 공사는 거의 못하고 있고, 골조공사 외 다른 작업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시멘트, 콘크리트 뿐만 아니라 다른 자재 운송까지 멈췄다"고 언급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지난 24일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부터 시멘트 출하량이 급격히 줄면서 건자재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시멘트 운송 중단으로 재고를 소진한 레미콘 공장도 가동을 멈추는 지경에 이르렀다.
 
레미콘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자 건설현장도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25일 총 1만2032가구를 짓는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레미콘 타설 대신 전기, 배선 작업 등 대체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현재 혹한기 전 공사 진행률을 높이기 위해 작업에 박차를 가할 때인 만큼 파업이 길어질수록 건설업계 후폭풍이 우려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12월, 1월에는 공사가 쉽지 않고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아 통상 11월까지 작업에 스퍼트를 올린다"며 "이런 시기에 공사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공사 지연은 올해만 두 번째다. 앞서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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