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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3사, 콘텐츠 브랜드 '!PICK' 공개…OTT·플랫폼 '두마리 토끼' 노린다
OTT 플랫폼 끌어안는 IPTV…U+tv·지니TV, OTT시청 편의성 강화
"콘텐츠엔 양보 없다"…3000억으로 콘텐츠 공동수급·제작환경 보호
2022-11-28 14:56:54 2022-11-28 18:11:4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000만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 유료방송 대표 플랫폼인 인터넷(IP)TV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IPTV3사 공동 콘텐츠 브랜드 '!PICK(!픽)'을 공개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으로 IPTV의 경쟁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유료방송의 핵심인 콘텐츠를 키워 OTT로 쏠림 현상을 막겠다는 것이다. 특히 IPTV업체는 플랫폼으로서 OTT와 제휴를 넓히고 있지만 콘텐츠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며 콘텐츠 생태계를 지키고, 유료방송 1위 플랫폼으로서 지위도 분명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4회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컨퍼런스 GeMeCon 2022에서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장은 "KT(030200)·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032640) 등 IPTV3사는 협의 끝에 상호 공감 속에서 뜻을 모을 수 있었다"며 "지속가능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 글로벌 OTT 이외 콘텐츠 공급자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PICK은 지난 7월 IPTV3사가 콘텐츠 공동 수급을 위해 3000억원 규모를 공동 투자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유료방송 3000만 가입자를 위해 엄선한 최고의 콘텐츠만 픽'한다는 취지로 브랜드화했다. 김혁 미디어CO장은 "260여개 채널·100여개 콘텐츠 제공자 등 IPTV3사의 2조원 규모 콘텐츠 투자 비중의 약 3000억원 정도를 선제적으로 투자 금액으로 가정하고 있다"며 "IPTV3사가 선택한 콘텐츠의 타이틀을 달고, 우리와 함께 성장할 콘텐츠를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4회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컨퍼런스 GeMeCon 2022에서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장이 '!PICK'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IPTV3사는 최근 OTT의 급성장에 대응하고자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했다. 우선 고객 편의성 제고 측면에서는 OTT를 끌어안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IPTV인 U+tv를 OTT TV로 명명하며, 실시간 방송·주문형비디오(VOD)·OTT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KT도 지난달 올레TV의 명칭을 지니TV로 변경하면서, OTT 시청 환경 편의성을 개선했다. 홈 메뉴에서 OTT 서비스를 누르면 넷플릭스·유튜브·AMC+ 등의 OTT를 시청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선보인 플레이Z를 통해 웨이브·티빙·왓챠·쿠팡플레이·유튜브·애플TV+ 등 국내외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날 공개한 IPTV3사 공동 콘텐츠 브랜드 '!PICK(!픽)'으로 콘텐츠 키우기에 독자적으로 나서면서 OTT 견제에도 동시에 힘쓸 것을 시사하고 있다. 글로벌 OTT가 국내 콘텐츠 생태계를 장악하면서 콘텐츠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솟았고, 제작환경의 생존게임은 물론, OTT의 선택적 독점으로 시청권도 위축되는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김혁 미디어CO장은 "IPTV는 그동안 콘텐츠 유통 활성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시장의 성장 등 국내 콘텐츠 시장의 선순환에 기여해왔다"며 "향후 기획·투자·제작 전 단계에 투자진입을 검토하거나 지적재산권(IP)의 보유와 활용을 창작자·제작자와 나누는 방식으로 콘텐츠 공동 수급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과 윤도한 한국IPTV방송협회장도 OTT에 대응한 경쟁력 제고의 중요성과 생존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윤규 차관은 "최근 글로벌 OTT 확산은 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 업계에 무거운 도전이 되고 있다"며 "IPTV 3사가 콘텐츠 공동투자를 하고 협력 생태계 지속 확대를 위해 보여준 노력은 새로운 도약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도한 협회장은 서면으로 진행된 개회사를 통해 "5~10년 전에는 글로벌 OTT의 지금과 같은 성장을 예상치 못할 정도로 지난 몇 년간 미디어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했다"며 "생태계에 대한 고민없이는 유료방송 업계 모두 생존하기 어렵고 IPTV 업계 역시 치열하게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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