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씩 뚝뚝…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추락'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최고가 대비 6억 하락 거래
은마아파트도 2년 전 가격으로…재건축 시장 '찬바람'
"금리 인상 여파…하락장 지속시 사업 속도 더뎌질 수도"
2022-11-04 16:54:47 2022-11-04 16:54:47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 내 재건축 아파트값이 수억원씩 뚝뚝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도 금리 인상 등 경제여건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일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9% 하락해 일반 아파트(-0.06%)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강남권의 경우 송파구가 -0.24%로 크게 떨어져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를 견인했다. 강남구는 -0.01%를 보였으며, 서초구는 12주째, 강동구는 2주째 보합을 유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1㎡는 지난달 18일 24억41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직전 최고가 29억5000만원에서 5억9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2월 서울시의 정비계획안 심의를 통과했다.
 
올해 4월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의 전용 84㎡는 지난해 9월 최고가 21억원에서 6억원 내린 15억원에 지난달 계약을 맺었다.
 
재건축 물꼬를 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2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다.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달 8일 19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동일 평형대 거래가격이 20억원을 하회한 것은 2020년 12월(19억5000만원에 거래)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최고가 26억3500만원과 비교하면 6억4500만원 하락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지난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진척에 기대를 모았으나, 반대로 실거래가는 떨어진 것이다.
 
이밖에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는 노원구(-0.72%), 양천구(-0.07%), 영등포구(-0.02%) 등의 재건축 아파트값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2단지 전용 66㎡는 최고가 8억4000만원(2021년 5월)에서 지난 9월 5억9800만원까지 내린 가격에 팔렸으며,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108㎡는 지난해 신고가 대비 5억5000만원 떨어진 16억원에 지난달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은행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재건축 시장까지 얼리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규제를 풀었어도 현재 금리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배적으로, 시장이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강남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가 많지 않은 가운데 급매물이 시세를 끌어내리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재건축사업 진행도 어려워지게 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아파트값 상승 여력이 있을 때 매수세가 붙는데 하락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매수세는 위축되고, 더 하락하게 된다"며 "재건축 아파트도 결국 나중에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락장에서 재건축 아파트가 일반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없고, 분양도 잘 안되기 때문에 분담금이 높아져 사업이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고 부연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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