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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회장 선거 '5파전' 가닥…유력 후보자는?
서명석·서유석·전병조·구희진·김해준 전 업계 대표들 경쟁
이르면 내주 회장 후보추천위원회 열려 선거일 결정
2022-11-03 06:00:00 2022-11-03 08:09:17
[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협회장 선거가 5파전으로 윤곽이 잡히는 분위기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선임고문(전 사장),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전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가운데 유력한 협회장 후보가 누구일지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막 오른 선거전…본격적인 선거유세 시작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협회장 선거에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오는 12월31일 임기를 마지막으로 물러나게 됐다. 아직 공식적인 후보 등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선거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발빠르게 선거 운동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앞서 나 회장의 선거 출마 가능성에 혼란스러웠던 선거판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직 회장의 소신 있는 불출마 선언으로 선거의 불공정 우려 등이 사라져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서명석 유안타증권 선임고문,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자료=연합뉴스
 
후보자들은 저마다 금투협회장으로서 청사진을 제시하며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선임고문은 한국 사회에서 저평가 돼 있는 모험 자본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철학을 피력하며 선거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2006년 당시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냈고 지난 2013년 12월 동양증권 사장 자리에 올랐다. '동양 사태' 당시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그는 이름을 동양증권에서 이름을 바꾼 유안타증권의 사장으로 부임해 2020년 3월까지 재직했다. 2015년 2월 금투협 자율규제위원, 2019년 2월 금투협 회원이사를 하면서 금투협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출신으로 같은 출신 모임인 '충여회'에서 활동했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증권업계와 운용업계 모두를 아우르는 협회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는 1988년 구 대한투자신탁(하나증권)에 입사해 1998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을 거쳐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부문 대표를 맡았다.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로 임명돼 5년간 수장의 임무를 다했다.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은 금투업계의 규재 재설계를 통한 강한 금융투자협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나섰다. 그는 제29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참여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를 거친 관 출신이다. 이후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 KB투자증권(KB증권)에 몸 담아 민·관 경력을 겸비한 후보자로 꼽힌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자율규제를 통한 제도적 정비를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그는 1989년 대신경제연구소에 입사해 NH투자증권 전신인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거쳤다. 이후 2007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2015년 대신자산운용에서 약 7년간 대표를 역임했다. 증권사와 운용사 역량을 모두 갖췄다.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는 업계 수장을 넘어서 실무진 대 실무진을 중심으로 소통하는 협회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투자은행(IB), 법인사업, 자산관리영업 등에서 본부장으로 활동했다. 2008년부터 13년간 교보증권 수장으로 자리했다. 
 
업계와 당국 '메신저' 협회…"역할에 충실할 전문가 필요"  
 
역대 협회장들이 업계의 이야기를 금융 당국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만이 높아진 금투업계에서는 그 역할에 충실할 전문가가 협회장에 선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후보자 5명 모두가 전·현직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이력을 보유해 금투업계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지만, 협회의 역할을 잘 인지하고 얼마만큼 당국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지가 후보의 자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정통한 관계자는 "증권업 출신인지 자산운용업 출신인지의 경험을 중요히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경제와  한국 자본 시장이 당면한 어려움과 예상되는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수 있는 추진력, 그리고 대 정부 협상력이 가장 중요한 판단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역대 금투협 회장 출신을 살펴보면 3대 황영기 협회장부터는 출신과는 상관 없이 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후보자에 표심이 몰리는 패턴이 나타났었다. 2009년 2월 4일 금투협이 공식 출범한 이후 1대, 2대가 모두 대우출신 협회장(1대 황건호, 2대 박종수 회장)이었다. 하지만 3대 황영기 협회장부터는 달랐다. 황 전 회장은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을 거쳐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4대 권용원 전 회장은 키움인베스트 거쳐 키움증권을 거쳐 협회장에 당선, 5대인 현 나 회장도 대신증권 출신으로 협회장에 올랐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은 서명석 고문이다. 그는 2대 협회장인 박종수 회장과의 두터운 친분 관계에 있었다. 이후 황영기 회장 재임 당시부터 권용원 회장 시절까지 금투협 자율규제위원으로 활동했다. 현 나 회장이 재직하고 있는 당시에는 유안타증권 대표로 재직하며 회원사 대표로 활동했다. 리서치센터장 출신으로 정부, 학계, 국회, 언론 등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도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현행 협회장 투표권의 30%는 정회원사를 대상으로 균등 배분한다. 또 나머지 70%는 협회 분담금에 따른 비례 방식을 차용한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자기자본 규모 17조원(지난해 4분기 기준)이 넘는 거대 그룹사인 만큼, 협회 분담금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또 금투협 정회원 376개사 중에 자산운용사가 299개사로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운용사쪽에서도 유리한 표가 유입될 수 있다. 
 
한편 금투협은 이르면 다음 주 제6대 회장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를 열고 선거일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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