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생명보험사 저축보험 금리 경쟁에 불이 붙었다. ABL생명이 금리 5.4%를 제시한 가운데 타사들도 이율 인상에 나섰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ABL생명은 연복리 5.4%의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인 '더나은(무)ABL저축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의 최저 납입보험료는 1000만원으로 5년 만기형 상품이다. 한번에 보험료를 전액 납입하는 일시납 형태다.
이는 먼저 5.3%의 저축보험을 내놓았던 IBK연금보험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한화생명이 4.5%로, 교보생명이 4.55%로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을 내놓자 ABL생명은 4%후반에서 5%대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출시를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IBK연금보험의 상품 출시로 경쟁이 5%대에서 형성되며 단숨에 금리를 5.4%까지 올려 출시한 것이다. IBK연금보험에 이어 ABL생명이 저축보험 금리 경쟁에 가담하며 시장에 다시금 불을 당긴 모양새다.
곧 한화생명도 5% 중반대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한화생명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이 지속된다면 적정 수준에서 방카슈랑스(은행 보험 판매) 상품 판매를 검토할 것"이라며 "이차 중심의 손익을 바탕으로 적정 금리 수준과 물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방카슈랑스 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한화생명이 4.5%의 확정금리를 시장 상황에 따라 인상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시장에 나와있는 저축보험 금리는 명확하기 때문에, 그보다 높은 금리를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금리를 인상해 기존 저축보험을 개정 출시한다면, 현재 4.55%의 금리로 한화생명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의 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교보생명 역시 추가 인상 계획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 판매를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당장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타 보험사들이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상품을 개정한다면 우리 역시 상품 개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현재로선 저축보험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생보사들이 한번에 많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금리로 저축보험을 출시하고 있는 보험사들의 실제 자산운용수익률은 저축보험 금리를 밑돌아 이차역마진 우려는 계속된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이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은 △ABL생명 4.1% △교보생명 3.5% △한화생명 3.2% 등이었다.
금융 소비자들에게 저축보험 실질금리를 확인할 것을 주문하며 간접적으로 과열되는 시장에 제동을 걸었던 금융당국도 다시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생명보험협회에 저축보험의 실질금리를 공시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보험은 보험료 전액이 적립되는 것이 아니라, 보장 보험료와 사업비를 공제한 후 그 잔액을 적립하기에 실제 환급액은 보험사가 적용하기로 공시한 금리로 계산한 금액보다 적을 수 있어서다. 보험사의 사업비 등은 영업 전략의 하나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상담 창구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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