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의 역습②)강남 신축 아파트도 불꺼졌다…미입주 확산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46.6…석달째 하락세 지속
더샵반포리버파크 입주율 저조…"상당수 계약 해지 고려"
"기존 살던 집 처분 지연…입주자와 건설사 모두 피해"
2022-10-24 06:00:00 2022-10-24 06:00:00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분양 후 당첨된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입주 문제는 비단 지방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 내에서도 주요 입지로 꼽히는 강남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입주 예정자와 건설사 모두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47.7로 전월 69.6 대비 2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이달에는 46.6으로 0.1포인트 떨어지며 더 악화했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도 지난달 51.6으로 전월(66.4)대비 14.8포인트 하락했다. 이달 53.1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 전망지수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100을 웃돌면 입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강원 춘천시 온의동에 자리한 '센트럴타워푸르지오'는 지난 3월 입주를 시작, 반 년이 훌쩍 지나  92% 가량을 채웠지만, 나머지 8%는 여전히 불꺼진 집으로 남아있다.
 
서울에서도 미입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자리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의 공실률은 8월 기준 24.4%로 나타났다.
 
또 7월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반포동 '더샵반포리버파크'는 지난달 25일 입주 지정기간까지 10% 입주율을 보였다. 당시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입주율은 10%를 채 넘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40% 이상이 계약 해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아파트 시행사에 공문을 보냈다.
 
강남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부동산 시장에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며 기존에 살던 집을 처분하지 못해 미입주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입주자들도 입주를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다"며 "기존에 거주하던 집을 팔거나 전세를 빼야 하는데 전세도 안 빠지고 살고 있는 집도 팔리지 않기 때문에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며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미입주 원인으로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세입자 미확보, 잔금 대출 미확보, 분양권 매도 지연 등의 그 뒤를 이었다.
 
미입주 사태로 인해 입주자와 건설사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주 예정자의 경우 잔금을 치르지 않아 연체이자가 발생할 것이며 건설사의 경우 분양을 완료하지 못해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입주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잔금을 치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입주가 지연될 경우 연체이자가 부과되는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상황에서 입주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설회사는 PF 대출을 통해 이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입주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손실이 지속해서 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입주자가) 자금 계획 등을 굉장히 타이트하게 잡은 경우 이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금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세금을 빼든가 집을 팔든가 해야 할 텐데 지금 상황이 어려워 입주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잔금을 치르고 입주가 완료돼야 건설사 입장에서도 수익이 발생한다"며 "결국 입주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잔금을 치르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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