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물가와 관련한 뉴스기사의 인플레이션 어조를 분석하면 향후 1~2분기 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세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7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인공지능(AI) 언어모형을 이용한 인플레이션 어조지수 개발 및 시사점'에 따르면 AI 언어모형을 사용해 뉴스기사에 나타난 인플레이션 어조를 측정해 지수화한 결과, 어조지수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추세 전환을 1~2분기 선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최근 텍스트 분석기법이 발전하면서 각국 중앙은행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뉴스기사에 반영된 경제 불확실성을 측정하는 등 경기 상황 판단과 전망에 텍스트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어조 측정 배경을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는 지난 2002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물가 관련 키워드로 검색되는 188만건의 뉴스기사에서 6406만개 문장 중 임의로 추출한 5000개 문장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각 문장의 현재와 미래 인플레이션 어조를 상승, 중립, 하락으로 분류하고 각 뉴스기사 문장의 인플레이션 어조를 평균해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를 시산했다.
분석 결과, 인플레이션 어조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등 주요 물가지표와 높은 상관 관계를 보였다. 한은은 "현재 인플레이션 어조지수가 상승할 경우 전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의하게 올랐다가 18개월에 걸쳐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인플레이션 어조지수의 변곡점(추세 전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곡점을 대체로 1~2분기 시차를 두고 선행했다. 어조지수가 고점 또는 저점을 지나고 1~2분기 이후 물가상승률도 고점 또는 저점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년간 인플레이션 어조지수 변곡점은 총 8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7건이 물가상승률 변곡점을 2분기 이내 선행 또는 동행했다. 특히 감염병 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2020년 2분기에 어조지수와 물가상승률이 저점을 기록한 이후 전례없이 빠르게 증가했다.
한은은 "이는 인플레이션 어조지수가 인플레이션 추세를 판단하는 데 활용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앞으로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통해 텍스트 데이터를 다양한 경제분석에 활용하고, 내부적으로도 문서 요약, 분류 등 업무 생산성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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