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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현대차용 선루프 고무실링 입찰에 '짬짜미'…DRB동일·유일고무 '11억 처벌'
5년간 베바스토코리아가 실시한 입찰 20건 담합
새로운 모델 나오면 기존 모델 납품 업체 '낙찰사' 정해
선루프 씰 입찰 시장서 DRB동일·유일고무 점유율 '100%'
2022-09-29 12:00:00 2022-09-29 17:15:56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자동차 선루프(지붕창) 누수를 막는 선루프 고무실링 입찰에 DRB동일과 유일고무가 짬짜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용 선루프씰 구매 입찰은 현대차그룹 1차 협력사인 베바스토코리아가 실시한 건으로 5년에 걸쳐 담합이 이뤄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용차용 선루프 씰 구매 입찰'에 담합한 DRB동일·유일고무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1억4600만원을 부과한다고 29일 밝혔다.
 
자동차용 선루프 씰은 선루프 가장자리에 조립되는 고무 부품이다. 차체와 선루프 유리 부분을 연결하고 차체로 유입되는 소음, 빗물, 먼지 등의 차내 유입을 막는 역할 등을 한다.
 
현대차그룹 1차 협력사로 선루프를 만들어 납품하는 베바스토는 2015년 3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4년 7개월 동안 20건의 자동차용 선루프 씰 구매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선루프 씰 구매 입찰 20건 중 15건에서는 사전에 정해둔 낙찰예정자가 낙찰받았다. 나머지 5건의 경우 완성차 업체의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해 발주처에서 낙찰예정자가 아닌 다른 사업자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DRB동일과 유일고무는 완성차 업체가 기존 양산 차종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베바스토가 새로운 모델용 선루프 씰 구매 입찰을 실시하면 기존 모델의 선루프 씰을 납품하던 업체를 낙찰예정자로 합의했다.
 
예컨대 현대자동차가 싼타페TM 모델을 새로 개발하자, 기존 싼타페DM 모델의 선루프 씰을 납품하던 동일이 싼타페TM 선루프 씰 구매 입찰의 낙찰예정자로 사전에 정했다.
 
실제 입찰에서 동일이 낙찰 받을 수 있도록 투찰가격도 담합한 것이다.
 
베바스토의 선루프 씰 구매 입찰에 참가하는 사업자는 납품 개시 2년차부터 3년 동안 전년도 납품가격 대비 얼마를 할인할지 비율을 제출해야 한다. 할인율이 낮을수록 담합 가담 사업자들의 이익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두 업체는 선루프 씰의 개당 납품단가 뿐 아니라 납품개시 이후 할인 비율까지 포함한 사전 담합을 실행했다.
 
완성차 업체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차종을 개발하는 경우, 혹은 매출 감소나 공장가동률 저하 등이 우려되는 사업자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합의를 통해 낙찰예정자를 정했다.
 
선루프 씰 구매 입찰 시장에서 DRB동일과 유일고무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100%다.
 
안남신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전·후방에 걸쳐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중간재 시장에서의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를 적발할 경우 엄중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베바스토코리아(베바스토)가 실시한 '자용차용 선루프 씰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DRB동일과 유일고무 등 2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1억46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파노라파 선루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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