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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매입 나서는 아이에스동서, 권혁운 회장 '일석삼조' 효과 거둘까
미분양에 건설부문 '먹구름'…주주환원·신사업 통한 성장성 증명해야
1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내달 폐기물 관련 사모펀드에 LP로 출자
2022-09-28 18:09:17 2022-09-28 18:09:17
(사진=아이에스동서)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중견건설사 아이에스동서가 자사주 매입과 신사업 투자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꾀하고 있다. 대구 등 수급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책임경영과 주가 부양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크고 실질적인 주가 부양이 이뤄지기 위한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수익성 안정이라는 3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의했다. 자사주 취득은 100억원 규모로,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신탁계약을 통해 이날부터 향후 6개월 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20년 2월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 이후 2년 반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 통상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향후 경영 성과와 그룹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에스동서의 경우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 악화로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는 등 하방압력을 받았던 만큼, 책임 경영 의지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3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6만600원까지 치솟았던 아이에스동서 주가는 지난 26일 2만9650원까지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건설주의 경우 대통령선거 이후 윤석열 정부의 최대 수혜주로 기대를 모으며 상승했지만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림세를 그린 까닭이다. 특히 주 영업 기반이 대구·경북·울산 등 경상도인 아이에스동서는 분양경기 둔화에 따른 미분양 우려가 반영되면서 불과 반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났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이에스동서에 대해 “부동산 업황 악화와 분양시장 부진으로 준비 중인 신규프로젝트 분양이 지연되고 있고, 건축비 증가로 기존에 확보한 토지 외에 사업수지를 내기가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아이에스동서는 이달 들어 1616억원 규모의 학성동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 신축공사 계약과 2009억원 규모의 메디컬카운티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및 오피스텔, 부대복리시설 신축공사 계약 해지 통보를 받는 등 수주도 위축된 상태다.
 
아이에스동서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선 주주환원과 함께 신사업을 통한 성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셈이다. 우선 주주환원 정책은 즉각적인 효과를 보였다. 이날 아이에스동서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28% 오른 3만1600원으로 장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이에스동서는 성장 산업 투자 차원에서 내달 계열회사인 씨에이씨파트너스가 결성하는 사모펀드(PEF) ‘씨에이씨 그린성장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에 1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유한책임사원(LP)로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실질적인 주가 부양이 이뤄지기 위해선 자사주 소각이 필요한 데다 투자 관련 자금 소요에 따른 차입부담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최근 5년간 아이에스동서는 임직원 성과금 지급을 위한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해서다. 또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의 변동성과 자금조달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아이에스동서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641억2746만원으로 작년 동기(4211억9155만원)에 견줘 37% 감소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는 친환경 폐기물 등 성장산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주 신탁계약과 관련해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긴 어렵지만 자금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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