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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윤 대통령, 사과 없이 민생행보 전환…여론은 '냉랭'
국민의힘, MBC와의 전선에 집중…'윤 대통령 사과 필요' 70.8% 압도적
2022-09-28 16:00:46 2022-09-28 22:11:57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막말 논란에 대한 사과 없이 민생 행보로 전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주장("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대로 해당 발언을 최초로 자막 처리해 보도한 MBC와의 전선 형성에 몰두했다. 윤 대통령이 뒤처리를 여당에 맡기고 자신은 민생으로 돌아섰지만, 이를 바라보는 여론은 냉랭하기만 하다.
 
윤 대통령은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제8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세계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데이터 시장 규모를 지금보다 2배인 5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이 호남을 찾은 것은 취임 직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이번이 두 번째다. 대선 공약이었던 광주 복합쇼핑몰 신설과 관련해선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세계적인 디지털 혁신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광주시에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는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을 방문해 화재 원인 규명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유가족을 만나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몰라 마음이 착잡하다"며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무회의 후엔 세종시에 위치한 어린이집을 찾아 시간제 보육 실태를 파악하고 돌봄과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조했다.
 
이 같은 행보는 막말 논란을 뒤로 한 채 민생에 전념하겠다는 의지의 피력이다. 대신 여당인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주장대로 MBC와의 전선에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6일 해외 순방 직후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논란이 된 막말 발언을 최초로 보도한 MBC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해명대로라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X팔려서 어떡하나"가 윤 대통령의 발언 전문이다. 앞서 MBC는 이를 "(미국)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로 자막을 달아 전했다. 박수영, 유상범, 배현진 의원 등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아예 "이 XX들"조차 "이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권성동 과방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이날 MBC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아무리 외교 참사로 비하하려고 해도, 이것은 실패한 보도 참사"라며 "이번 사건은 MBC 자막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박성제 MBC 사장의 사퇴도 촉구했다. 과방위 소속의 권성동 의원은 "MBC는 공영방송이 아닌 민주당 전위부대"라며 권언유착도 의심했다. 
 
대통령실의 이재명 부대변인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본질은 비속어 논란이 아닌 동맹국 폄훼"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역시 지난 26일 출근길에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확실하게 밝혀져야 된다"고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 XX들"이라는 욕설은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유감 표명이나 사과도 없었다. 심지어 "이 XX들" 발언에 대해서도 기억에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잘 모르겠다고 참모진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애써 민생 행보로 전환했지만 여론은 녹록치가 않다. 당장 이번주 쏟아질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어디까지 하락할지 주목하는 시선들이 많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이번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날 발표된 <스트레이트뉴스>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70.8%로 압도적이었다. 같은 날 발표된 <쿠키뉴스> 여론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처가 적절치 않다는 응답이 75.8%로 집계됐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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