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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협회 "도매제공 의무 일몰제 폐지하고 도매대가 산정 방식 개선해야"
2022-09-28 11:33:57 2022-09-28 11:33:5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중소 알뜰폰 사업자 단체가 투자비 회수가 어려운 현행 도매제공대가 산정 제도를 개선하고 일몰제로 운영되는 도매제공 의무 제도를 없앨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지난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알뜰폰 관련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기자스터디를 열고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성욱 알뜰폰협회 부회장은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의 소매요금에서 회피가능비용을 차감해 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한 제38조 4항의 '대가 산정원칙' 부분을 삭제하고 도매제공 고시에서 산정 기준을 규정하도록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뜰폰협회는 해당 내용이 전기통신사업자 간 거래에 관한 6개 다른 규정과 비교할 때 지나친 입법적 제약인 데다 도매제공자의 영업이익을 100% 보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러가지 도매대가 산정 방식 가운데 '회피가능비용' 방식만 법에서 허용함으로써 교환기, 종합과금 설비에 대한 투자 기회를 단절해 설비기반 알뜰폰사업자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피가능비용은 마케팅비, 인건비 등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때 줄일 수 있는 관련 비용을 의미한다. 이 비용의 산정기준을 크게 잡을수록 할인율이 커지면서 도매대가가 낮아져 MVNO와 MNO는 회피가능비용의 범위를 어느 수준에서 설정할지를 두고 논쟁을 벌여왔다. 
 
알뜰폰협회는 올해 1분기 실적 기준 도매제공사업자의 이익 보전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밝혔다. SK텔레콤(017670)의 올해 1분기 매출 3조770억원 가운데 회피가능비용인 마케팅비 24%(7296원)을 제외한 도매제공대가는 76%(2만3105원)을 고려할 때 영업이익 11.6%(3526원)는 도매제공대가의 15%라는 것이다. 황 부회장은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영업이익을 많이 남겨야 5%인데 도매제공 대가 15%는 결국 SK텔레콤의 영업이익 보전을 위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알뜰폰협회는 도매제공 의무 일몰제 폐지도 건의했다. 최초에 정한 3년 유효기간에 따라 3년마다 법률 개정을 통해 의무제공사업제 제도를 연장함으로써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계획 수립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투자비 회수가 장기간 소요되는 설비투자 등은 진행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고도 했다. 황 부회장은 "알뜰폰사업자가 이통사와 다른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발해 판매망을 다른 사업자에게 넘겨줄 수 있는 설비 기반 MVNE 등장이 필요하다"면서 "이통사의 동의 없이는 망의 제재공이 불가하고, 현재 도매대가 산정 방식으로는 설비투자가 불가해 향후 가능해진다면 시장 경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는 망 도매 제공 의무 사업자를 SK텔레콤 하나만 지정하지 말고, 모든 이통사(MNO)로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KT(030200)LG유플러스(032640)가 그간 SK텔레콤과 정부의 망 사용에 대한 대가 협상안에 맞춰 도매제공 가격을 조정해 왔지만 의무사업자가 되면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중소사업자로선 망 도매 대가가 가격 결정의 중요 요소다. 앞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도 도매제공의무사업자 확대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에 규정된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조항이 지난 22일 일몰된 가운데 후속 법안 마련을 두고 업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알뜰폰 업계와 달리 MNO는 도매제공 의무 자체를 없애거나 3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일몰 연장 여부보다 중장기적인 발전 계획과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한편, 정부가 알뜰폰 진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성욱 알뜰폰협회 부회장이 27일 열린 '알뜰폰 관련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기자스터디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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