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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시작한 HJ중공업, 재무구조 개선 속도낸다
오는 12월 770억원 규모 건물 등 자산 매각
자율협약 종결 이후 1년 간 현금흐름 개선 추진
2022-09-26 16:22:22 2022-09-27 16:23:37
(사진=HJ중공업)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이 유형자산을 처분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동부건설컨소시엄에 인수되며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난 만큼, 자산 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오는 12월 주식회사 이도에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일원의 토지와 건물 자산을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 규모는 770억원으로 작년 말 기준 HJ중공업 자산총액(2조3852억원)의 3.2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유형자산 처분결정은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자산 매각 효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증가하는 등 현금 흐름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HJ중공업은 지난 1937년 국내 최초의 강선 조선소로 설립됐지만, 글로벌 조선업 침체 등으로 자본잠식에 빠져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이후 작년 9월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최대주주가 한국산업은행에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지분율 66.85%)로 변경,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연초 한진중공업에서 32년 만에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 만큼 유형자산 처분을 통해 이익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상태다.
 
실제 HJ중공업은 자율협약 종결 이후 회복한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1공구 노반공사 △광주 방림동 금원아파트 소규모재건축정비사업 △인천국제공항공사 제2 합동청사 확장 등 8동 시설공사 등을 따내며 외형과 수익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표=뉴스토마토)
실적 반등세는 서서히 나타나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HJ중공업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7934억51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8억98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반기순손실은 231억8700만원으로 전년동기(-626억원)에 견줘 적자폭이 축소됐다.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735억원(41위)으로 2013년(15위)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지만 작년보다는 2단계 올랐다.
 
현금흐름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778억400만원으로 1년 전(-470억3500만원)보다 늘었으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47억2100만원에서 262억700만원으로 증가했다. 자산을 팔아서 현금이 유입됐다는 의미다.
 
반면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고 상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27억원에서 –865억4100만원으로 나왔다. 즉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고 자산을 매각, 유동성장기부채를 상환하는 등 차입금을 갚아가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무조건 마이너스(-)여야 좋은 것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유형자산처분을 통해 빚을 갚을 수 있어, 지금처럼 건설업 경기가 안 좋을때는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는 도움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HJ중공업의 경우 연초 우량 사업지 발굴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주택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는 남아 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건설사의 주택사업 의존도 확대, 선분양이 대부분인 주택사업의 특성으로 인해 분양경기 저하는 건설사의 현금흐름, 수익성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자체사업과 같이 공격적인 사업 추진이나 신사업 투자 등으로 재무부담이 늘어나는 건설사의 경우 경기저하 시 재무융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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