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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여당도 '이 XX'?…대통령실 "야당 지목한 것 아니다"
"총성없는 외교전쟁서 허위보도는 국민에 악영향"
2022-09-26 16:57:55 2022-09-26 17:00:59
용산 대통령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대통령실은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 논란에 "순방외교와 같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에서 허위 보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악영향"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아침에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이것이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더욱이 동맹을 희생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일"이라며 "그 피해자는 다름 아닌 국민이라는 점이 (윤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행사를 주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의 짧은 환담으로 정상회담을 대신했다. 이후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우리 측 일행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 16시간 만에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으며, 욕설의 대상도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야당)를 가리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확실하게 밝혀져야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보도'에 방점을 찍으면서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을 첫 보도한 MBC의 사실 왜곡과 편파성을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의 '이 XX' 발언이 야당인 민주당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해명대로라면 한국 국회, 특히 제1당인 민주당을 지칭한 것이 되는데 최소한 한국 국회, 민주당에 대한 사과와 유감 표명은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야당만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야당에도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 기억에는 야당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기억한다. 우리 국회를 상대로 한 것이냐고 물었고, 그렇게 답했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여당인 국민의힘도 '이 XX들'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김은혜 홍보수석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환담 전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한국의 1억달러 공여를 약속한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를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을 이행하고자 하는 정부 기조를 발표했지만, 예산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민주당)이 이 같은 기조를 꺾고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명확하게 민주당을 지목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 순방의 총체적 책임을 물어 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데 대해선 "야당의 파트너인 여당에서 답할 문제"라고만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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