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이제 임윤아에게 ‘소녀시대’ 윤아의 이미지를 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럼 그의 분신과도 같은 ‘소녀시대’를 지워버린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건 아니다. 최소한 임윤아는 아이돌 출신의 배우들이 갖게 될 태생적 한계가 적용되지 않는 힘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단 게 증명 됐단 얘기다. 임윤아는 배우일 때 ‘임윤아’ 그리고 그의 시작이자 끝이 될 ‘소녀시대’일 때의 ‘윤아’ 두 개의 정체성을 자유자재로 유려하게 넘나들며 본인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아이돌 출신 배우의 가장 좋은 본보기가 돼가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임윤아의 작품 선구안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무엇을 가장 잘 짚어내는 캐릭터 창조력으로 ‘아이돌 출신’ 배우란 타이틀을 지워가고 있다. 섣부른 도전이나 생각지도 못한 파격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기 보단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살아 숨쉬는 배역을 선택하고 고른다. 때문에 그가 출연해 등장한 캐릭터들은 ‘잘한다’ 또는 ‘못했다’의 개념으로 평가 받지 않는다. 굳이 그의 연기와 존재감을 거론하지 않게 된다. 이건 바꿔 말하면 그가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극 자체에 녹아 들었단 뜻이다. ‘공조’ 시리즈를 보면 임윤아의 이런 재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편에 이어 2편까지 함께 한 임윤아의 존재감은 그래서 더 커보인다.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임윤아는 주인공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백수 처제 ‘박민영’을 연기했다. 그 자체에서 박민영이 담당하는 분야는 ‘푼수’ ‘코미디’ ‘웃음’ ‘러브라인’ 등 다양하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좋게 말해서 있으면 달달한 ‘감초’ 같은 존재감이고, 없으면 ‘뭔가 너무 허전한’ 듯한 결코 빼놓고 싶지 않은 그런 존재감인 셈이다. 1편 이후 5년 만에 같은 배역으로 출연하게 된 소감으로 첫 인사를 시작했다.
“’공조’ 1편에 제 영화 데뷔작이에요(웃음). 그래서 당연히 남다른 친근감과 의미를 가진 작품이에요.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라, 다시 한 번 더 하게 되면 진짜 감사하겠다 싶었는데 정말 2편이 제작된다고 하더라고요. 1편의 모든 선배님들이 같이 하게 된다고 하니 고민할 시간도 아까웠죠.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공조’가 ‘배우 임윤아’를 만든 원동력이고, 제 배우 생활도 ‘공조’ 전과 후로 나뉠 정도에요.”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소녀시대’를 통해 무대 위 여신으로 15년 동안 군림해 온 임윤아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선 아직 햇병아리다. 그럼에도 그의 장기는 무대 위에서 습득한 노련함이 기본 베이스가 된 듯하다. 그가 만들어 낸 ‘박민영’은 능글맞으면서도 뻔뻔하고 또 한 편으론 무한대로 긍정적인 캐릭터다. 1편에서 ‘현빈’이 연기한 ‘림철령’에 이어 2편에서도 마찬가지. 더욱이 2편에선 다니엘 헤니가 연기한 ‘잭’과도 ‘금사빠’의 노련함을 선보인다.
“(웃음) 절 잘아는 지인들은 ‘박민영’ 캐릭터가 실제 저와 가장 닮았다고 해요. ‘소녀시대’ 멤버들은 ‘그냥 너 잖아’라고 할 정도에요 하하하. 그래서 연기할 때도 어렵지가 않았어요. 그냥 내 안에 있는 뭔가를 살짝만 건드려 주면 나오더라고요. 제가 나름 맺고 끊는 게 확실 하긴 한데, 사람에 대한 매력을 보게 되면 민영처럼 금방 빠져 버릴 수도 있지만 또 한 편으론 그 사람을 관찰하면서 매력을 하나 둘 찾아가는 재미도 알고 있습니다(웃음)”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임윤아가 연기한 ‘박민영’은 극중 ‘형부’ 유해진, 그리고 ‘첫 사랑’ 현빈, 여기에 ‘새로운 사랑’ 다니엘 헤니가 등장할 때마다 다른 톤과 다른 감정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낸다. ‘공조2’에서 임윤아의 이런 연기는 거의 유일한 코미디 코드로 흥행 성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전편에 이어 다시 한 번 만난 현빈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다니엘 헤니와의 삼각 홀로 로맨스는 관객들의 배꼽을 잡아 빼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너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 기분 좋네요(웃음). 현장에서 다들 너무 오랜 만에 만났는데도 정말 편안 분위기였어요. 해진 선배는 제가 평소에도 ‘형부’라고 불러요. 옆에서 선배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요. 현빈 형부는 실제로 제가 친한 언니(손예진)의 남편이라 더 가깝게 느껴졌어요. 로맨스? 저 혼자 하는 건데 뭐 특별할 게 있나요 하하하. 다니엘 헤니는 그 잘생긴 얼굴로 너무도 젠틀하기까지 하세요. 유머 감각도 너무 풍부하고 특히 한국말 진짜 잘하세요. 그냥 네이티브 한국어 실력이세요(웃음)”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공조’ 시리즈에는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많이 포진돼 있어서 임윤아가 위축될 수도 있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반대로 워낙 성격 좋은 선배 배우들이라 임윤아에게 모두가 ‘제대로 즐기고 놀아라’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고. 임윤아가 위축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봐 선배들이 그를 많이 배려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임윤아 역시 전편에 이어 꽤 많은 애드리브로 ‘박민영’ 캐릭터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고.
“전편에선 ‘언니는 얼굴을 너무 안 봤어’란 대사가 애드리브였는데(웃음). 이번에도 소소하게 많아요 하하하. 철령(현빈)이에게 ‘통일을 어떻게 시키라는 거야’라거나 제가 뷰티 영상 찍는데 갑자기 들어온 언니(장영남)에게 ‘다시 찍어야 되잖아’라고 화 내는 게 제 애드리브였어요. 워낙 가족 간의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주를 이루다 보니 저도 한 두 마디가 자연스럽게 더 나오더라고요.”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배우 임윤아와 얘기를 나누면서 ‘소녀시대’를 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올해가 ‘소녀시대’의 데뷔 15주년이었다. 최근 15주년 활동을 끝마치면서 다시 한 번 원조 레전드 걸그룹의 센터 ‘윤아’의 존재감이 드러나기도 했다. 15년을 함께 해온 멤버들과의 소회도 궁금했다. 이젠 아이돌이란 말보단 ‘레전드’란 단어가 더 어울리는 상황이 된 것도 쑥스러운 듯 웃었다.
“아유 레전드는 무슨(웃음). 그냥 ‘소녀시대’이구요. 근데 나이들이 이젠 ‘중년시대’라서 다들 체력적으로 힘이 좀 부치는 느낌도 있긴 하더라고요 하하하. 막연하게 상상했던 15주년이 실제로 마주하니 더 기분 좋았어요. 행복했고. 체력 문제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하던 일이라 무리가 오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요샌 분명히 느껴지긴 하더라고요. 저도 영양제 잘 챙겨 먹고요 잠도 잘자고 관리해요(웃음). 멤버들 중에 그래도 체력은 제가 젤 자신 있었는데 이젠 저도 몸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1편을 찍고 무대인사를 하면서 출연 배우들끼리 농담처럼 했던 ‘2편’ 얘기가 실제로 이뤄졌다. 그리고 2편 역시 400만 흥행에 가까운 성적표를 이미 받아 들었다. 3편에 대한 얘기는 시기상조라고 하지만 분명 무리한 상상은 아니게 됐다. 1편을 찍을 당시 손해만 안 봤으면 싶다는 출연배우들의 기대가 이젠 3편 제작 여부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를 상상으로 발전했다.
“3편이 제작되면(웃음) 상상 만으로도 흥분되는데요. 당연히 저도 3편이 제작되면 무조건 출연 해야죠. 그때도 민영이는 변함 없이 그 모습 그대로이지 않을까 싶은데요(웃음). 시간이 지나도 민영이는 그 모습과 매력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편에서 민영이가 ‘공조 수사’에 아주 작은 도움도 줬는데, 3편이 제작되면 본격적으로 현장에 좀 뛰어 드는 활약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기대가 정말 되는데요.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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