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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잔수 "한반도평화, 공동이익 부합"…김진표 "전략적 소통 지속"
리잔수 사드 문제 우회 거론…"예민한 문제 적절 처리"
김진표 "역사문제로 감정 손상되지 않아야…중국, 부산엑스포 지지해 달라"
2022-09-16 17:54:07 2022-09-16 17:54:07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이 16일 국회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양국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리 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 의장과의 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이 각 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전날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김 의장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중국 상무위원장의 방한은 2015년 장더장(張德江) 전 위원장 이후 7년 만이다.
 
리 위원장은 "한중 양측은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예민한 문제를 계속 적절히 처리하고 양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리 위원장이 언급한 '예민한 문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김 의장도 "우리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중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김 의장은 "중국은 그간 한반도 평화·안정 및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며 "우리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되, '담대한 구상'에서 보듯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역대 최대인 3천억 달러 규모로 증가한 양국의 교역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리 위원장은 "우리는 양측이 발전연대를 강화하고, 호혜적 협력을 심화하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를 가속화하고, 첨단기술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고, 공급망·산업망을 원활하게 안정적으로 관리해 질 높은 통합 발전을 실현해나갈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다자 공조를 강화하고 중대한 국제 및 지역 이슈에 대한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며, 다자주의와 지역무역체제를 수호하고 전 인류의 복지증진을 위해 지혜와 힘을 기여해야 한다고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장은 "우리는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협력이 새로운 환경에 부합한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를 의회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소통과 협력 체계를 재점검·강화하고, 문화 및 서비스 시장을 더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기 위한 한중 FTA 후속 협상이 조속히 진전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민들의 건강 및 삶의 질과 직결된 미세먼지 문제 등 환경 분야에서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조기에 나타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사람은 두 나라의 문화 콘텐츠 및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문화 콘텐츠 교류가 양 국민, 특히 젊은 세대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에 공감했다"면서 "양국 국민들 간의 왕래를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 인천-상하이 구간 등을 포함한 직항편의 조속한 재개 및 증설이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또 "우리는 한중간 역사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본인은 지난 2004년 8월 구두양해에서 합의된 바와 같이, 역사문제로 인해 한중간 우호 협력이나 양국 국민 간 우호 감정이 손상되지 않도록 리 위원장님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사문제가 정치적, 외교적 사안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양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한국 고대사 연표를 소개하면서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를 제외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리 위원장에게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한·중·일 3국의 국회의장 회의 개최도 제안했다. 김 의장은 "리 위원장은 (3국 의장회의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일본 측과도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방식으로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양국의 정상급 교류 활성화를 위한 의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함께 했다. 리 위원장은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각급·각 분야 대화와 협력 체제를 활용하는 것이 양자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인식을 같이했다"며 "입법기구 간 협력을 긴밀하게 하고 국정운영 경험을 교류하며 경제 발전, 민생 개선 분야에서 서로에게 배우는 것이 한중 관계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 윤석열 대통령의 전략적 리드 하에, 양국 각계 인사의 공동 노력 하에 한·중 관계의 더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반드시 안정적이고 건전한 양국 관계의 황금 30년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정상 및 고위급 교류 활성화를 위한 조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리 위원장과 본인은 한중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양국 의회가 마중물 역할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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