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3위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이 인터넷은행 1위 사업자인 카카오뱅크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계약 체결을 확정지으면서 국내 거래소 시장점유율 순위 변동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기존 같은 은행인 농협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었던 2위 빗썸과 거래량 격차를 줄일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9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과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계약을 마쳤다. 코인원은 카카오뱅크와 손잡으며 업비트에 이어 두번째 인터넷은행을 실명계좌 발급처로 둔 거래소가 됐다. 최근 코인원은 기존 제휴 은행인 NH농협은행과 위약금 산정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모습. (사진=뉴시스)
코인원 오프라인 고객센터. (사진=코인원)
업계에선 업비트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협업하면서 점유율을 크게 늘려온 전례가 있듯이 이번 코인원 또한 점유율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계좌 발급 등으로 편의성이 높은 데다 계좌 개설 직후라도 출금 한도에 제약이 적어 이용자 접근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카카오뱅크는 국내 1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월간 이용자 규모가 무려 1300만명에 이른다. 카카오뱅크 고객 중 2030세대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51%나 된다. 케이뱅크와 비교해서도 약 3.5배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코인원과 제휴시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휘할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2019년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으면서 당시 업계 2위였던 업비트가 90%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압도적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은행과의 시너지 효과가 컸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시스템 구축과 연동을 본격화하는 시점부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기존 제휴 은행인 NH농협은행과의 계약도 남아있는 상태인 만큼 중도해지를 하게 될 경우 위약금 지불 등 정리도 원만하게 해야하는 일이 과제로 남아있다. 농협은행과의 계약은 당초 내년 3월까지로 7개월의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다. 또 제휴은행 변경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해야한다. 통상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수리까지는 2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농협과 관계정리를 마무리 지은 이후 2개월까지는 기존 제휴 관계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
향후 코인원이 본격 카카오뱅크 연동을 시작해 빗썸과 격차를 실제로 벌리게 됐을 경우 다른 거래소들의 대응도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제휴하는 게 더 시너지가 높다는 것이 증명되는 만큼 다른 거래소들도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제휴를 고려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다음 주자로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토스뱅크는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놓고는 "아직 이르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9년 업비트-케이뱅크 때와 다르게 지금은 전반적으로 금리인상 기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더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기에 쉽게 시장점유율을 높일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코인원-카뱅 연동 이후 2위 빗썸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면 빗썸 역시 향후 농협과 제휴관계를 이어나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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