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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IPO①)'쿠팡'…바닥뚫고 만년적자기업 탈피 질주
1년반새 주가 '반토막'…온라인 유통시장 주도권은 굳혀가
흑자경영 자신감 확대…수익성 개선 지속 전망
2022-08-29 07:00:00 2022-08-29 07:00:00
작년 3월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왼쪽 세 번째) 등 경영진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상장을 기념해 오프닝 벨을 울리고 환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작년 3월 한국 기업 최초로 우리나라를 건너뛰고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화려한 IPO(기업공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쿠팡'. 상장 첫날 공모가 (1주당 35달러)보다 40% 넘게 오른 49.25달러로 장을 마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1년반새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기준 쿠팡은 1주당 17.63달러로 상장 공모가의 '반토막'에 그쳤다. 지난 5월에는 10달러의 벽도 깨지면서 9.35달러를 기록해 바닥을 찍었다. 시작은 창대했던 이커머스 선두기업의 현재다. 
 
그럼에도 쿠팡은 온라인 유통시장 주도권을 굳혀가고 있다. 당장의 기업가치가 상장 때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높은 미래성장 잠재력을 우선순위로 두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롯데온, 이베이코리아 등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답보 상태에 있는 가운데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1 년 사이 3%포인트 상승했다. 하위 업체들과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쿠팡의 흑자경영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김범석 쿠팡의장은 "쿠팡은 한국 전체 e커머스 시장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에서 세 번째로 큰 e커머스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연연하지 않고 쿠팡이 이커머스 생태계 혁신을 꾀하면서 오랜투자를 거쳐 수익을 내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만년적자기업 탈피에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쿠팡은 올 2분기 들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손실을 87% 줄였다. 작년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매 분기 2500억~6000억원의 손실을 낸 쿠팡의 적자 규모가 처음으로 1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매출 성장률은 다소 둔화됐지만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7% 증가한 6조3500억원(분기 평균환율)을 기록했다. 달러 기준 매출은 44억7811만달러에서 50억3782만달러로 12% 늘었다.
 
수익성 개선노력도 눈에띈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 835억원(6617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쿠팡은 올해 조정 EBITDA 기준 연간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회원을 대상으로 한 와우 멤버십 가격을 인상한 점도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쿠팡 와우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탈 고객이 미미했다는 점은 쿠팡에 대한 높은 고객 로열티와 소비자 락인효과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올해 특별한 신규 투자가 없기 때문에 상반기와 같은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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