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1000억 흥행 시장 실패, 근본적 원인 분석해야
2022-08-26 14:58:53 2022-08-26 14:59:0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결과론적이다. 7~8월 영화 시장은 실패다. 매년 극 성수기 7~8월 영화 시장은 국내 메이저 투자 배급사들의 텐트폴 영화 격전장이었다. 매번 이 시기 1000만 흥행을 예상하는 대작들이 앞다퉈 눈치 싸움과 자리 싸움을 벌이며 배급 전쟁을 치러 개봉 날짜를 선택해 왔다. 20227~8월은 2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펜데믹이후 회복세로 접어든 국내 영화 시장 컨디션을 점검하는 바로미터였다. 이미 올해 초부터 상영관 내 취식 허용과 영화관 심야 영업 시간 제한 해제로 정상화 전환이 시작됐다. 그리고 5월 개봉한 범죄도시2’1269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으며 국내 영화 시장 저력이 확인되는 듯했다. ‘코로나19 펜데믹기간 동안 빠르게 국내 콘텐츠 시장을 잠식해 온 OTT플랫폼 한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듯했다. 하지만 틀렸다. 올해 여름 흥행 시장은 국내 영화 시장을 지배하는 메이저 투자 배급사들의 전통적 배급 전략 마저 뒤흔들어 버렸다.
 
 
무너진 1000억 여름 흥행 대전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여름 성수기 흥행 시장을 노리고 개봉한 영화들은 외계+1’(CJ ENM), ‘한산: 용의 출현’(롯데엔터테인먼트), ‘비상선언’(쇼박스), ‘헌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등 총 네 편. 이들 영화 각각의 순 제작비만 합쳐도 1000억이 훌쩍 넘는다. 이들 네 편 손익분기점 총합은 무려 2500. 단순 숫자로만 생각하며 압도적 수치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여름 시장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수치도 아니다. 바로 두 달 전 개봉한 범죄도시2’가 무려 1269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단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범죄도시2’에 비해 여름 시장을 겨냥한 네 편 영화들은 자본과 기술 기획 측면에서 블록버스터란 타이틀이 결코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규모였다.
 
하지만 826일 현재 네 편의 관객 동원 수치는 참담하다 외계+1153만을 동원하며 오프라인 시장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손익분기점은 730만에 달했다. 극장 상영 중인 비상선언은 손익분기점 700만에 한 참 모자란 203, 호평이 쏟아지는 헌트역시 손익분기점 420만에 100만 가량이 모자란 328만을 기록 중이다. 여름 시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은 한산: 용의 출현으로 682(손익분기점 600)을 기록 중이다. ‘한산: 용의 출현전작이 국내 개봉 영화 사상 최다 관객 동원 타이틀을 보유 중인 명량’(1761)임을 감안하면 기대 이하 성적 임에는 분명하다.
 
여름 시장 흥행 실패 원인은 당연히 코로나19’에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 펜데믹이전까지 3년 동안 여름 시장 성적표를 보면 분명한 차이가 보인다. 2019년 여름 개봉 엑시트942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엑시트직전 같은 해 개봉한 기생충1000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2018년에는 신과 함께-인과 연1227만 관객을 동원했다. 2017년에는 택시운전사1218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매년 여름 시장은 분명 1000만 흥행을 놓고 겨루던 거대 시장이었다.
 
사진=뉴시스
 배급 전략 전면 재수정 필요
 
올 여름 시장은 사실상 국내 메이저 투자 배급사의 시장 분석 판단 실패에서 찾아봐야 한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상영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부터 5월 개봉한 범죄도시2’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연속된 흥행으로 시장 회복세를 점치면서 이른바 창고 영화들이 방출됐다. 올해 7~8월 시장에 풀린 메이저 투자 배급사 텐트폴 영화들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가까이 묵혀 있었다. ‘코로나19’ 탓에 불가분의 선택이었지만 분명한 배급 전략 실패다. 앞선 흥행작 3편의 경우 극장 영업 정상화 이후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 형태가 짙었다. 하지만 여름 시장은 달랐다. 확실한 소비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했다. 여름 시장에 걸맞는 비주얼 충격과 스토리 및 영화 전체 완성도 측면에서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헌트의 경우 올 여름 시장 가장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지만 흥행 파괴력이 높지 않은 것도 여름 시장과는 괴리감이 높은 첩보 장르에서 찾는 시각도 높다. ‘비상선언역시 역바이럴이슈도 분명 타격이었지만 추석 시즌 개봉이 아쉬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런 이유를 앞선 배급 전략 실패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콘텐츠 소비 형태 변화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단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펜데믹기간 동안 OTT 플랫폼의 시장 잠식이 오히려 극장 회복세와 맞물리며 더 두드러지고 있단 판단이 나오고 있다.
 
가격 정책 vs 경쟁력 제고
 
현재 오프라인 상영관 주말 2D 기준 관람료는 15천원.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지난 2년 동안 개점 휴업 상태에 빠져 있던 영화관들이 자체 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관람료 이상 여파다. 하지만 분명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극장 가족 나들이는 이제 옛말이 됐다. 연인끼리의 데이트도 큰 고민을 해야 할 정도의 경제적 부담이 됐다.
 
반면 OTT는 더욱 더 국내 콘텐츠 잠식과 포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일부 극장 상영 콘텐츠들은 홀드백(극장 개봉 뒤 부가 판권 공개까지 일정 기간 유예를 하는 것)까지 포기하며 OTT공개를 강행 중이다. 홀드백의 경우 그동안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지켜져 온 암묵적 약속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 자체가 변화 됐단 것이 사실상 수면 위로 드러난 상태에서 유지될 가능성도 낮다. 이미 ‘’비상선언한산: 용의 출현이 상영 중인 현재 시점에서 오는 29OTT플랫폼 쿠팡플레이 공개를 결정했다. 여름 시장 흥행 실패를 만회할 기회로선 각각의 영화들에겐 더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향후 이런 방식이 국내 영화 시장을 넘어 콘텐츠 시장에 뿌리 내릴 경우 또 다른 공룡만 키워 버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나마 국내 자본이 지배하는 오프라인 콘텐츠 소비 시장이 글로벌 자본이 잠식한 OTT시장으로 지배권을 순차적으로 넘겨줄 경우 국내 콘텐츠 시장 소비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뒤바뀌어 버릴 가능성도 배제될 수 없다. 제작 이후 오프라인 공개에 이어 부가 판권 소비로 이어진 국내 콘텐츠 소비 시장이 제작과 온라인 소비 이후 오프라인 옵션 형태로 변화된다면 제작 환경 자체의 근본 변화도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어떤 식으로든 국내 콘텐츠 시장으로선 반가운 형태는 아니다. 올 여름 흥행 시장 실패가 드러낸 여러 문제점이다. 국내 콘텐츠 시장이 반드시 주목하고 분석해야 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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