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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즈, 유증 성공으로 거래재개 ‘청신호’…낮아진 발행가는 부담
153억 조달로 부채비율 214%에서 70% 이내로…재무 개선 기대
주가대비 80% 낮은 발행가에 오버행 우려…비츠로시스 전철 밟나
2022-08-12 06:00:00 2022-08-12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자본잠식 등으로 3년째 거래가 정지 중인 컨버즈(109070)가 대규모 유상증자에서 목표자금 대부분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면서 거래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유증을 통해 150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컨버즈의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유증 흥행을 위해 유증 발행가를 정지 전 주가대비 80%가량 할인하면서 향후 거래재개 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는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정지에도 유증 96% 청약률 달성…재무개선 기대
 
(표=뉴스토마토)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컨버즈는 지난 9~10일 진행된 구주주 유상증자 청약에서 96.30%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발행되는 신주 수는 총 1926만955주로, 컨버즈 발행주식총수(1754만9275주)의 109.75%에 달한다. 발행가액은 거래정지 기간을 고려해 792원으로 결정됐다.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은 153억원으로 목표자금(158억원)의 대부분을 조달했다.
 
컨버즈의 유증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주배정 청약 후 발생하는 실권주의 인수나 일반공모 없는 100% 구주주청약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의 참여가 자유롭지 못한 코넥스 상장사나 거래정지 종목들에서 주로 나타나는 방식이다.
 
컨버즈 역시 거래정지 기간으로 모든 자금을 구주주들에 의존했다. 거래정지로 신주인수권증서의 매매도 장외거래만 가능했던 만큼, 사실상 대부분의 자금을 거래정지 전 주식을 보유한 기존주주들에게서 조달한 셈이다.
 
유증을 통해 컨버즈의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컨버즈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28억 가량은 금융권 고금리 신용대출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며, 나머지 자금은 원부자재 구매 및 외부감사 비용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컨버즈의 부채비율은 214%로 업계 평균(119%)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자금 조달이 완료될 경우 컨버즈의 부채비율은 70%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80% 할인된 발행가에 '오버행' 우려…비츠로시스 전철 밟나
 
거래정지 기간 진행된 낮은 발행가액은 향후 오버행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거래정지 기간 유증을 진행한 비츠로시스(054220)의 경우 거래재개 직후 오버행 이슈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컨버즈의 유증 발행가는 792원으로 주가(4100원, 정지 전 기준) 대비 80.68% 낮게 결정됐다. 이는 컨버즈의 유증이 거래정지 기간 진행됐기 때문이다. 통상 유증 발행가는 시가 대비 20~30% 할인된 수준에서 결정되지만,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시가가 없는 종목에 한해 권리내용이 유사한 다른 상장법인의 주식의 시가 및 시장 상황으로 고려해 결정할 수 있다.
 
특히, 정지 기간 3자배정을 통해 최대주주 및 투자조합 등을 대상으로 발행된 유증 물량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컨버즈는 거래정지 기간 동안 총 5차례의 3자배정 유증을 진행했는데, 현재 의무보유기간이 모두 해제된 상태다. 3자배정 유증은 주주배정 유증 발행가보다 낮은 544~670원 사이로 발행됐다.
 
실제 지난달 거래를 재개한 비츠로시스는 거래정지 기간 발행한 주가대비 73% 낮은 유증으로 거래재개 첫날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7거래일만에 주가가 54.85%나 급락했다. 하한가 당일 대량 매도에 나섰던 주체는 거래정지 기간 3자배정을 통해 저렴한 유증을 받은 투자조합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재개를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원활한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낮은 발행가액)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재개 후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에 수급이 몰리게 될 경우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컨버즈 측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만큼, 조기 거래재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컨버즈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긴 힘들지만, 거래재개를 위해 개선계획을 계속 이행하고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도 개선계획하에 진행된 부분이고, 부채비율도 크게 낮아지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버행 이슈와 관련해선 “아직 거래정지 중이다 보니 주가부양책에 대해선 따로 설명하기 힘들다”면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들의 경우 추가보호예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주가부양 수단을 검토하거나 협의해볼 의사는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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