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영상)'아트 라이브러리' 희귀 예술 서적을 만나다
6000권 예술 서적 개방…뉴욕 현대미술관과 협업
2022-08-11 17:00:00 2022-08-11 17:09:5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지난 9일 서울 한남동에 ‘아트 라이브러리’가 문을 열었습니다. 현대카드가 ‘컨템포러리 아트(Contemporary Art)’를 주제로 6000권의 서적과 미디어 영상자료로 꾸민 공간입니다.
 
금색 램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노란 불빛과 고풍스러운 목재 의자, 해리포터에서나 볼 법한 길죽한 테이블 라운지. LP 매장 겸 감상 공간인 ‘바이닐앤플라스틱’ 2층에 자리한 공간은 유럽의 아늑한 서점 같은 미관입니다. 
 
뉴욕 모마 라이브러리 총괄인 질리안 수라레즈를 비롯한 세계적인 북 큐레이터 4인과 협업해 현대미술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아티스트와 사조를 추린 후 관련 도서를 선별한 책들을 진열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 서점 '셰익스피어앤컴퍼니'를 참고해 '무심코 들린 동네 책방' 같은 콘셉트를 내세웠습니다.
 
‘전권 컬렉션(Complete Collection)’ 코너는 특히 예술 학도들이나 애호가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모마가 최근까지 발행한 전시 도록 710권 전체와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카탈로그 98권 전체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만든 책 ‘아티스트 퍼블리싱북(Artist's Publishing Books)’ 역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서적들입니다. 현대카드 측은 지난해부터 약 1년 8개월 가량 30개국 이상을 돌며 해당 작품들의 수집에 나섰습니다. 특히 루치오 폰타나가 200부 한정으로 찍은 아티스트 북 ‘공간 개념(Concetto Spaziale)’은 경매가로 약 3000만원입니다.
 
예술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1960~1970년대 영상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습니다. 빌 비올라(Bill Viola), 비토 아콘치(Vito Acconci), 조안 조나스(Joan Jonas), 백남준 등이 제작한 미디어 아트 작품들을 컴퓨터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트라이브러리 내 책들은 구입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조심스럽게 다뤄야하는 데다, 90%가 영어 원서라, '무심코 들린 동네 책방'이라는 당초 콘셉트와 가치를 관람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는 변수로 남습니다. 예술 영역의 대중화를 기치로 걸었으나, 영어 접근이 힘든 일부 시민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을지 의문점입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상주하는 직원들이 해설을 돕는 식으로 관람객들 이해에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 했습니다.
 
이번 공간 조성과 계획은 현대카드가 2006년부터 모마와 파트너십을 맺고 50여차례 주요 전시 단독 후원(국내 설치미술가 양혜규씨와 미국 미니멀리즘 선구자 도널드 저드 등)에 이은 활동의 연장선입니다. 앞서 현대카드는 2013년 디자인 라이브러리(서울 종로구 가회동)를 시작으로, 트래블 라이브러리(2014·운영 종료), 뮤직 라이브러리(2015·서울 이태원), 쿠킹 라이브러리(2017·서울 청담동)를 차례로 개관해왔습니다. ‘다양한 영감의 공간’이란 주제 아래 공간을 중심으로 문화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