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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유승민' 대 '윤핵관'…국민 선택은?
이준석·유승민 연대 창당 지지는 42.5%…윤핵관 국민의힘 지지는 29.8%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선 유승민 1위, 이준석 2위…윤핵관 2%대 그쳐
2022-08-12 06:00:00 2022-08-12 0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이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으나 국민은 당의 실세인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보다 '죽은' 이준석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에게 더 큰 지지를 보내는 걸로 나타났다. 이준석·유승민 연대와 현재 상태의 국민의힘 가운데선 전자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높았고,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선 유 전 의원과 이 대표가 윤핵관보다 앞선 것. 윤석열정부의 국정수행 미흡과 집권여당에서 벌어진 당권경쟁에 피로도를 느낀 국민이 '보완재' 대신 '대체재'를 찾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신당을 창당한다면 국민의힘과 신당 중 무엇을 지지하겠느냐'라는 질문에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답변은 42.5%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9.8%에 그쳤다. '다른 정당을 지지하겠다'는 18.1%, '잘 모름'은 5.8%, '지지할 정당 없다'는 3.8%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11일 오전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론 현재 이 대표와 유 전 의원이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두 사람은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바른정당을 창당했으나 '제3지대'의 한계만 체감한 채 실패한 바 있어서다. 실제 이 대표는 9일 당의 비대위 전환에 대한 반발로 탈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신당창당 안 한다"라고 밝혔다. 복수의 유 전 의원 측 인사도 "이미 추운 곳에서 생고생을 해봤기 때문에 다시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제로"라고 일축한 상태다. 하지만 국민이 이 대표와 유 전 의원의 연대를 더 지지한다고 답한 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국민은 윤핵관이 실세로 있는 국민의힘을 사실상 '불신임'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 
 
지난 10일 <쿠키뉴스>·<한길리서치>의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과 이 대표가 윤핵관을 제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해당 조사에선 유 전 의원이 23.0%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이 대표 16.5%, 안철수 의원 13.4%, 나경원 전 의원 10.4%, 주호영 비대위원장 5.9%, 김기현 의원 4.4%, 권성동 원내대표 2.5%, 장제원 의원 2.2% 순이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특히 유 전 의원은 그간 타 여론조사에선 당권주자로 언급된 바 없었지만 이번 조사에서 데뷔하자마자 1위를 했다.
 
유 전 의원은 6·1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경선에 출마했으나 '윤심'을 업은 김은혜 의원에게 졌다. 당시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졌다"며 윤심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성접대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데 이어 당에서 비대위를 만들기로 하자 당대표 직을 잃을 위기에 몰렸다. 당에서 사실상 축출된 두 사람이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윤핵관을 큰 차이로 앞선 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미흡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가 크고 집권여당 내홍에 대한 실망감이 겹친 결과다. 
 
7월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접대와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관한 소명을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4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71.3%가 부정평가('매우 잘못하고 있다' 61.2%, '다소 잘못하고 있다' 10.2%)를, 27.0%만 긍정평가('매우 잘하고 있다' 11.9%, '다소 잘하고 있다' 15.1%)를 내렸다. 또 국민 57.3%가 윤 대통령에게 내각과 대통령실의 전면적 인적쇄신을 촉구했다. 부분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20.7%로 집계, 전체의 80%에 달하는 절대적 여론이 윤 대통령에게 쇄신을 주문한 걸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8.7% 대 국민의힘 32.5%로, 국민의힘은 6월5째주에 민주당에 역전을 허용한 이후 7주째 야당에 열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국민의 피로도와 실망감이 커지면서 윤 대통령 측근, 현 정부와 관련되지 않은 사람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커졌다"며 "유 전 의원과 이 대표에 대한 높은 지지도는 윤석열정부를 보완할 사람이 아닌 대체할 자를 찾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은 본인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 윤핵관과 친윤의 바운더리에 들어가면서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됐다"며 "유 전 의원과 이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에서 서로 연대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전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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