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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 증시 반등의 계절
2022-08-11 06:00:00 2022-08-11 08:04:57
최성남 증권팀장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의 곡소리가 진동하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들어 급격히 변화된 시장 환경이 반갑다. 반면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여전히 누군가는 손절의 타이밍을 놓치고, 포트폴리오 조정에 실패해 손발이 묶여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상반기 내내 내리막을 타다가 7월4일 장중 2300선이 무너지며 2276.63까지 밀렸다. 올해초와 비교해 이때까지 22.75% 가량 급락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낙폭이란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2300선이 무너진 이후 증시는 반등에 성공, 현재까지 8% 가까이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구간을 '베어마켓랠리'으로 규정하고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 국면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반등을 이끈 종목은 국내 시총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반도체 투톱도 아니고, 현대·기아차로 대변되는 자동차 투톱도 아니었다. 긴 어둠 속을 헤매던 바이오 관련주의 급반등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바이오 관련주가 편입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15%대 급등하며 전 업종지수 중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증시가 반등한 기간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는 25%대, 셀트리온은 18%대 상승했다. 중소형 바이오텍의 경우는 무서울 정도의 급등세를 탔다. 에스티큐브는 해당 기간 전종목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무려 220% 넘는 급등 양상을 보였다. 한창바이오텍도 210%대 급반등했다. 에스디생명공학 80%대, 박셀바이오 70%대 등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바이오주의 강세는 비단 국내 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바이오업체들의 최근 주가 강세는 매섭다. 6월 이후 지난 5일까지 미국의 S&P 바이오텍 ETF(상장지수펀드)와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는 각각 24.5%, 9.3%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바이오 반등이 불러온 증시의 상승 국면에서 개인투자자의 역발상 투자는 아쉬운 부분이다. 개인들은 최근 반등장에서 하락을 점치고, 일명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다. 곱버스란 지수가 1% 떨어져야 거꾸로 수익이 2% 나는 상품을 일컫는다. 개인은 코스피가 1% 내려야 2%의 수익률을 거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이달 들어 913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등 국면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대응한 것과 달리 개인은 순매도 기조를 보인 점도 주목된다. 외국인은 지난 한달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4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개인은 1조5000억원 가량을 팔았다.
 
종목별로 살펴봐도 외국인 순매수 우위 종목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개인이 사들인 종목은 수익률이 시원찮다. 외국인 매수가 집중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은 반등 국면에서 20%가 넘는 상승세를 시현했다. 반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10% 가까이 밀렸다.
 
시장의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많이 올랐으니 내리고, 많이 내렸으니 오를 것이란 단순한 논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상반기에 많이 내렸으니 하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다만 반등 국면에 어떤 종목이 올라갈 지에 대해서는 '점치기' 수준으로 보인다. 때문에 가장 오르지 못했던 섹터가 오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더불어 오름세의 이유가 납득이 되면 더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증시 환경이 그렇다.
 
최성남 증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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