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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확실한 단지만 몰린다"…줍줍도 '옥석 가리기'
과천·위례 등 '10억 차익' 단지에 수천대 일 경쟁률
"재도전에도 완판 어려워"…수요자들 '외면'
2022-08-09 08:17:00 2022-08-09 08:17: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분양시장이 차갑게 식었지만 수억 차익이 예상되는 무순위 청약에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반면 공급이 부족한 서울 내에서도 완판에 어려움을 겪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무순위 청약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의 '과천자이'는 지난 4일 일반공급 무순위청약을 받은 결과, 10가구 모집에 7579건 접수로 757.9대 1의 세 자릿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1가구 모집에 1832명이 몰린 전용면적 84㎡B타입에서 나왔다. 나머지 평형대는 모두 전용 59㎡로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84㎡ 기준 공급가격은 9억8224만원이다. 지난달 16일 같은 면적(7층)이 20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공급가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 3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하남의 '위례포레자이'는 전용 131㎡ 1가구 공급에 4030건이 몰렸다. 공급가는 9억2521만원으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세는 2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은 지난 1월 공급가보다 1억7500만원 가량 저렴한 11억원에 전세거래되기도 했다.
위례포레자이. (사진=GS건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이후 미달되거나 계약 포기 혹은 부적격 등의 사유로 주인을 차지 못한 가구에 대해 다시 청약을 진행하는 절차다.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되고, 추첨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청약가점이 낮은 예비청약자들이 많이 몰리는 편이다.
 
특히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보장된 단지에는 수요자들이 몰려 청약 경쟁률이 치솟지만 모든 단지가 그런 것은 아니다. 가격이나 입지 등에서 뚜렷한 이점이 없는 단지들은 여러 차례 무순위 청약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 '한화 포레나 미아'는 지난달 18일 세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물량이 쉽게 털리지 않는 이유로 고분양가 논란이 꼽힌다. 이 단지의 전용 84㎡는 10억8847만~11억5003만원에 지난 4월 본청약을 받았다. 올해 초 강북구에서 분양한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대비 1억원 가량 비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월 분양한 강북구의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무순위 청약만 다섯번째다. 결국 분양가 할인에 이자 지원 혜택을 제공하며 완판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들어 수도권에서도 분양단지 성적이 저조해지면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 현상은 심화되는 분위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집값 고점인식이 확산되면서 예비청약자들은 확실한 이점이 있는 단지에만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분양가상한제 개편으로 예상되는 분양가 인상 등 분양시장 여건도 악화되고 있어 수요자들은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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