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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쿠팡, '제트배송' 명칭 바꾼다…이미지 쇄신하나
신규 서비스명 '로켓그로스'…동반성장 의지 담겨
과도한 수수료·최저가 경쟁 등 판매자들 불만 가중
2022-08-05 07:00:00 2022-08-05 07:00:00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쿠팡이 오픈 마켓인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풀필먼트 서비스 제트배송의 명칭을 1년 6개월여 만에 바꾼다.
 
신규 명칭에는 판매자와 동반성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는데 과도한 수수료율, 최저가 경쟁 등 지적이 잇따르자 이미지 쇄신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신성장동력으로 제트배송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서비스명 변경을 시작으로 수익구조 개선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5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8일부터 제트배송 서비스 명칭을 '로켓그로스(Rocket Growth)'로 변경한다. 그로스는 성장이라는 뜻으로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들과 동반성장하고자 하는 쿠팡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게 쿠팡측의 설명이다. 
 
쿠팡의 제트배송은 아마존의 풀필먼트 서비스(FBA)와 유사하다. 쿠팡이 입점 판매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상품을 자체 물류창고에 보관, 배송, 고객서비스(CS)까지 대신 해주는 서비스다. 판매자는 상품기획과 가격 관리, 마케팅만 담당한다.
 
이번 서비스 명칭 변경에 따라 쿠팡 판매자센터인 윙(Wing)의 메뉴, 도움말 등에 적힌 제트배송도 순차적으로 로켓그로스로 바뀐다. 다만 쿠팡은 소비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제트배송 뱃지 형태와 서비스 방식은 동일하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의 마켓플레이스 판매자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 로켓그로스. (사진=쿠팡)
 
쿠팡이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풀필먼트 서비스 명칭을 바꾼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20년 7월 로켓제휴라는 명칭을 앞세워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고 지난해 2월 제트배송으로 서비스 명칭을 변경한 바 있다.
 
쿠팡이 1년 6개월여 간 써오던 서비스명을 갑자기 바꾼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쿠팡 입점 판매자들 사이에서 과도한 수수료율, 최저가 경쟁 등 지적이 잇따르자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명칭을 바꿨다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쿠팡이 최근 임펙트 리포트를 내고 소상공인, 소비자, 직원과 함께 성장하며 한국의 지역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등 동반성장을 강조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쿠팡의 마켓플레이스 수수료율은 4~11% 수준인 반면 제트배송 수수료율은 30%에 달한다. 또 쿠팡은 지난달부터 유사 제품이나 동일 제품의 시장 판매가와 비교해 입점 판매자가 설정한 가격이 일정 이상으로 높을 경우 제트배송 뱃지를 달 수 없도록 했다.
 
그리고 최저가 제품에는 블루 뱃지를 붙이기 시작했다. 제트배송 상품 유통의 경쟁력과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조치라는 게 쿠팡의 설명이지만 이를 두고 제트배송 판매자들 간 최저가 경쟁을 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쿠팡 입점 판매자 A씨는 “판매자들에게 쿠팡은 항상 갑이다. (수수료율, 정책 등으로 인해) 판매자들 사이에서 쿠팡에 대한 불만이 많다”면서 “그런데 쿠팡은 그렇게 갑질을 하면서도 판매자의 성공이 쿠팡의 성공이라는 슬로건을 끊임없이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서비스 명칭 변경을 시작으로 쿠팡이 판매자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쿠팡은 제트배송 판매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상품이 팔리지 않을 경우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쿠팡 자체 물류창고에 보관하는 만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에 대한 이른바 보관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앞서 쿠팡은 올해 초 제트배송 전담팀 규모를 키우고 프로그램 매니저 등 인력을 확대한 바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쿠팡 매출에서 직매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그로스(제트배송)는 직매입과 달리 재고 부담이 없고 추가 투자비용이 적다.
 
쿠팡의 오픈마켓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거래액에서는 4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아마존 역시 FBA를 도입한 이후 2015년 오픈마켓 비중이 직매입 비중을 넘어서며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도 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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