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자국에 대한 환상에 도취돼 현실을 보지 않고 맹목적 찬양 행태를 비꼬는 인터넷 신조어. 바로 ‘국뽕’이다. 영화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비하의 표현이다. 하지만 이런 ‘국뽕’이라면 100번 1000번 이라고 옳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고스란히 옮긴 ‘한산: 용의 출현’이다. 국내 개봉 영화 사상 최다 관객 타이틀 보유작 ‘명량’ 이후 김한민 감독이 기획 제작 연출한 이른바 ‘이순신 장군 프로젝트’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영화다.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한산: 용의 출현’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한민 감독과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박지환 조재윤이 참석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전작 ‘명량’보다 역사적으로 5년 전 상황을 그린다. 극중 인물들을 살펴보면 ‘명량’ 속 캐릭터들과 이어지는 면모를 짐작할 수 있다. ‘한산: 용의 출현’에선 부제 ‘용의 출현’처럼 우리가 당연히 짐작할 수 있는 이순신 장군의 상징 ‘거북선’이 실제로 투입된 해전이기도 하다. 또한 이순신 장군의 상징적 전술 중 하나인 ‘학익진’이 스크린에 명징하게 구현돼 눈길을 끈다. 영화 후반 등장하는 거북선의 압도적 전투력과 학익진에서 펼쳐지는 전율적인 해전 장면은 ‘한산: 용의 출현’ 백미 중의 백미.
이날 김한민 감독은 8년 전 1761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의 흥행 성적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했다. 김 감독은 “2014년 7월 ‘명량’이 개봉했다”면서 “당시 세월호 참사 등에 상처 받은 국민들에게 어떤 위안을 드린 점이 흥행 성적으로 드러난 것 같았다. 그런 사회적 함의를 영화에 담아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고 전했다. 이어 “’한산’은 전쟁 초기 조선이 끝날 수 있는 시기에 이순신 장군이 홀로 고군분투하며 벌인 해전이다”면서 “현재를 사는 우리가 자긍심을 갖고 큰 위안과 용기로 남을 것이란 생각의 의미를 ‘한산’에 두려 한다”고 전했다.
‘명량’과 ‘한산’ 두 작품 사이에는 무려 8년의 시간 차가 있다. 그 만큼 김한민 감독의 촬영 노하우와 기술도 한층 더 발전됐다. 김 감독은 “’명량’과 ‘한산’의 촬영 현장은 전혀 달랐다”면서 “’명량’은 실제 배를 바다에 띄어 촬영했다. 하지만 ‘한산’은 바다에 배를 띄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다 위의 성, 학익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명량’이 있었기에 ‘한산’이 존재했다”고 전했다. ‘한산’의 VFX(시각특수효과)는 강원도 평창에서 거의 대부분 완성됐다. 또한 오픈 세트는 전남 여수에 만들었다.
‘명량’은 1761만이란 불가사의한 흥행 성적을 거뒀다. 당시 가장 논란이 된 단어가 앞서 제일 먼저 언급한 ‘국뽕’이다. 이번 역시 이 단어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이에 대해 김한민 감독은 “국뽕을 넘어선 국뽕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산’으로 국뽕팔이를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 힘 연대감을 전하고 싶다”면서 “이것조차 ‘국뽕’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국내 상업 영화 속 장르의 감동과 울림에 대한 의미도 전했다. 그는 “국내 상업 영화는 뭔가 울림과 감흥이 있는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장르와 결합된다면 다른 뭔가를 만들어 낸다”면서 “이순신 정신을 그대로 영화 속에 녹여내고 싶었다. 그 정신을 총평하자면 진정성이다. 진정성 넘어 뭔가 다른 국뽕으로 이해를 받고 싶다. 이순신 장군을 팔아 흥행하고 싶은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화 후반 한산해전에 등장하는 거북선의 위용은 압도적이다 못해 전율을 일으키게 만든다. 특히 등장하는 거북선은 크게 두 종류다. 임진왜란 초기 등장한 거북선 그리고 초기 모델에서 발전된 신형 모델. 참고로 역사적으로 거북선에 대한 실질적인 고증 자료는 많지가 않다. 거북선 자체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도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거북선의 고증은 많지가 않다”면서 “현재 존재하는 것도 임진왜란 뒤의 애기뿐이다. 거북선 형태 용도와 형태 등은 우리의 설왕설래가 덧붙여져 나온 것뿐이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극중 등장한 거북선은 김 감독이 ‘실제 전투에서 쓰일 수 시는 돌격선’이란 가이드에 맞춰 제작이 됐다.
김한민 감독은 전작 ‘명량’에선 배우 최민식을 ‘이순신 장군’ 역에 캐스팅했다. ‘한산’에선 박해일에게 ‘이순신 장군’역을 맡겼다. 앞으로 개봉을 앞둔 3부작의 마지막 ‘노량: 죽음의 바다’에선 배우 김윤석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다. 김 감독은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용장’(勇將), '한산'에선 지장(智將)으로 그려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영웅을 또 다시 스크린으로 소환시켰다.
‘한산: 용의 출현’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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