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전방위 압박③)"금융사 줄세우기"
자율규제 기대와 달리 '관치금융 부활' 우려
2022-07-21 06:00:00 2022-07-21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여당이 은행권을 상대로 연일 '대출 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금융사의 공공적 기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관치금융이 부활했다는 시각도 있다.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강조한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면서 금융산업 등 민간 경제의 자율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에 순식간에 기류가 바뀌었다. 
 
이복현 원장은 "우리 헌법과 법률, 그에 따른 은행법과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은행의 공공적 기능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대출금리 인하를 언급한 것이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윤석열 대통령부터 이 원장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 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실제로 상단이 연 7%대에 육박했던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5%대까지 하락했다. 당국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췄다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면서 전체적인 금리가 내려간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기도 했다.
 
은행별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비교공시가 다음달부터 시행되면서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은행별 예대금리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은행간 금리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상승기 시장의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비교공시만으론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통계를 이용해 금융사를 줄 세우고 길들이는 수단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당국은 경쟁적인 금리인하를 기대하지만, 결국 은행들은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맞추려 할 것"이라며 "비슷한 금리대의 상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만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요구권 공시제도 역시 금융권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사마다 금리 산출 기준이나 조달금액이 달라 단순히 신청건수, 수용건수 등을 비교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 판단은 금융사 내부 평가에 달려 있지만, 금리인하요구권 공시제도가 일정 부분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은행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실적 공시만 하기보다는 거절 사유를 명확하게 공지하고 홍보에 적극 나서 제도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