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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는 옛말… '윤핵관' 권성동·장제원, 70일간 무슨 일?
벌써 '세 번째' 불화설 제기…물밑 당권 경쟁 본격화되나
2022-07-19 16:50:32 2022-07-19 16:50:32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A brother is a brother'(한 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이라며 호형호제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불협화음이 또다시 불거졌다. 장 의원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발언으로 논란됐던 권 원내대표를 향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고 직격, 당 안팎으로는 사실상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내 파열음'으로 해석됐다. 20대 대선이 치러진 후 넉 달 남짓, 새정부 출범 70일 만에 세번째 파열음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검찰개혁을 뒷받침할 적임자로 문재인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임명,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사퇴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정치권으로 영입한 이가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이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묶인 두 의원은 0선의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대선 과정에서 '윤핵관'으로 불리며 활동했고, 윤 대통령이 당선되며 일등공신이 됐다.

권 원내대표는 '윤심'을 앞세우며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중책을 맡았다. 당초 원내대표 선거에 적극적인 출마 의지를 가졌던 김태흠 의원은 이준석 당대표와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직접 찾아가 출마 숙고를 요청하며 충남도지사로 선회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기 위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포함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다가 아들 논란이 불거지면서 물러났던 장 의원 역시 물밑에서 실질적인 활동 이어갔다. 특히 장 의원은 대선 직전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대선 이튿날 윤 대통령(당시 당선인)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다시 권력을 잡았다. 
 
돈독함을 과시했던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의 관계는 대선 이후 넉 달만에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며 권력투쟁으로 점차 변모하는 모양새다. 새정부 출범을 즈음해 내각 인선과 청문회, 국정과제 추진, 검찰개혁법안 처리 등을 놓고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은 이견을 보였다. 하지만 두 의원은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으며 지도부 공백이 생기자 입장을 달리하면서 본격 맞붙는 그림이 제기됐다. 차기 당권을 두고 '조기 전당대회 돌입'에 권 원내대표는 '직무대행 체제'를, 장 의원은 '조기 전대'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한 당 관계자는 "지금 '윤핵관'이 어디있냐"며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은 멀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벌써 불화설이 제기된 것은 세차례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6월11일 권 원내대표와의 불화설이 불거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 brother is a brother. 한 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당시 '민들레'(민심들어볼래) 모임을 둘러싼 권 원내대표의 제동에 장 의원은 "제가 (해당)의원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참여하지 않겠다"며 "윤석열 정권에서 성동이 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으며 1차 불화설을 잠재웠다. 
 
2차 불화설은 '직무대행 체제' 놓고 두 의원이 입장을 달리하며 제기됐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으며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하는 의원총회에 장 의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장 의원은 의원총회 전날인 10일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윤한홍 의원, 이철규 의원 등 윤핵관들과의 만찬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이를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 불화로 봤다. 

이후 두 의원은 지난 15일 오찬회동을 통해 "갈등은 없다"며 즉각 '불화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사적 채용'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장 의원은 지난 18일 권 원내대표를 향해 "거친 표현을 삼가야 한다"고 지적하며 나흘만에 3차 불화설이 재점화됐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인사책임자였던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정면 반박했다. 그는 "저는 권성동 원내대표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며 "권성동 원내대표께 부탁 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부재에 '당권을 향한 경쟁은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앞으로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간의 관계는 원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원내대표는 차기 당대표 도전 의지가 확고해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장 의원은 차기 사무총장에 뜻이 있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입장으로 통한다.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가 되고 장 의원이 사무총장이 되는 그림은 어렵다. 당 지도부를 윤핵관이 다 차지했다는 평은 당과 의원 모두에게 부담이다.

한 편, 장 의원이 권 원내대표를 향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라고 직격한 것과 관련, '당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냐는 지적'이 일자 5선 정우택 의원은 "아니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추측상 대통령께서 9급 공무원 채용하는 것에 직접 관여했다든지 보고를 받았다든지 아닐 거라 본다"고 말을 보탰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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