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와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동반 추락하면서 당내 불안감도 커졌다.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이후 친윤(친윤석열) 독주체제에 대한 불만과 함께 민생경제 위기에 제대로 된 대응 전략을 내놓지 못한 채 메시지 혼선만 초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대한 비판도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의원들은 차기 총선 공천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며 속앓이만 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뉴스핌·알앤써치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2.5%, 부정평가는 63.5%를 기록했다. 전주와 비교할 때 긍정평가는 무려 10.1%포인트 떨어졌고, 반대로 부정평가는 10.5%포인트 올랐다. 같은 날 발표된 쿠키뉴스·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도 대동소이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7.8%, '잘못하고 있다'는 대답은 59.2%로 집계됐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통령 지지도만 급락한 게 아니다. 국민의힘도 6·1 지방선거 이후 이 대표 징계를 둘러싼 당내 권력투쟁이 격화되며 정당 지지도가 하락했다. 지난 8일 발표된 뉴스토마터·미디어토마토 4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 37.9% 대 민주당 46.2%였다. 국민의힘은 전주 조사(국민의힘 41.9% 대 민주당 44.5%)에서 새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에 역전을 허용한 데 이어 오차범위 밖으로까지 격차를 허용했다. 지방선거에서 대승한 지 불과 한 달 만의 일이었다.
13일 오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24, 새로운 미래'의 두번째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방선거 압승에도 윤 대통령과 정당 지지도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당내에선 불안감이 표출된다. 특히 원인 분석을 놓고 윤 대통령과 친윤에 대한 비토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 7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패거리 싸움하다 망한다"면서 "대통령과 당은 민생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12일 뉴스토마토 유튜브채널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서도 대통령과 당 지지도 하락 원인에 대해 "첫째 원인은 내분이고, 둘째는 인사, 셋째는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지금 겪고 있는 상황에 국민이 볼 때 실망한 것"이라며 "이런 위기의 상황을 누가 초래했는가 이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 중 최고령이자 4선 중진이다.
그런가 하면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 원인 중 하나로 "김건희 여사 문제들도 요인으로 지적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이 아주 정말 눈에 거슬린다"며 여권 내에서 금기어로 통하는 김 여사 문제를 짚었다. 조경태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이후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는 등 친윤의 독주체제가 굳어지자 "당대표의 권한과 원내대표의 권한을 동시에 갖는 게 과연 민주정당으로서 올바른가 우려된다"며 지도부 총사퇴에 이은 비대위 체제를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기자에게 "지금 이렇게 물가가 높고, 정권이 바뀌어도 체감효과가 없는 상황이라면 2년 뒤 총선 때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시 바닥을 찍고 총선이 굉장히 힘들어지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며 "먹고 살기 어렵고 정치가 엉망이면 국민은 제일 먼저 대통령부터 욕하게 되는데 윤 대통령은 계속 문재인정부 탓만 하고 있으니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못 얻고 지지율은 추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민생경제가 어려운데 윤 대통령은 '경제를 확실히 살리겠다.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못 내놓고 인사 실패나 비선 논란 등을 해명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메시지와 소통의 본질을 잘못 짚은 게 아닌가 하는, 이걸 컨트롤하는 정무기능 실태 등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친윤을 향한 비판은 아직 대부분이 익명 뒤에 숨어있다. 홍문표·조경태 의원 등은 지역구 기반이 있고 중진에 속하지만, 초·재선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 것이 1차적 목표이기 때문에 비판의 수위도 '톤다운'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 징계 때 그나마 친분이 있다는 친유승민 의원들조차 제대로 목소리를 못 냈다"며 공천 탓에 친윤 눈치를 봐야 하는 당 분위기를 에둘러서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와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계속해서 하락하게 될 경우엔 '비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친윤에 대한 비판이 공론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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