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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닝업’ 염정아·전소민·김재화, 시청자 울린 현실 공감 명대사
2022-07-11 14:24:37 2022-07-11 14:24:37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JTBC 토일드라마 '클리닝 업'의 다이내믹한 주식 전쟁이 마치 내 일처럼 리얼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싹쓸이단언니들이 디디고 선 현실 때문이다. 남들 하는 만큼만 아들딸 키우고 생계를 유지하는, 그저평범한인생이 꿈인 어용미(염정아 분), 안인경(전소민 분), 맹수자(김재화 분)에게 현실은 너무나도 팍팍하다.
 
낮에는 미화원, 밤에는 편의점 알바를 하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용미 앞에 스물넷의 청춘 주현(김혜윤 분)이 찾아왔다. “오늘 39번째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이 취준생은 용미 못지 않은 힘겨운 현실을 버티고 있었다. 용미를 보며 마치 자신의 20년 후 같다고 자조하는 주현은 많이도 지쳐 보였다.
 
남의 사정 돌아볼 여력 같은 건 호사인 메마른 용미에게도 그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을 정도였다. 결국 용미는 농담 반 진담, “죽으려고요라는 주현에게 그녀다운 조언을 건넸다. “고꾸라지고 넘어지고 골백번 해야 내 나이 된다고 운을 뗀 그는집에 가서 자기 전에 내일 살 이유를 한번 만들어 봐라고 따끔히 일렀다.
 
돈이 많든 적든 하루 세 끼 먹는 건 다 똑같고, 아무리 잘났어도 하루 25시간 주어지는 사람은 없는 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자꾸만 넘어져 일어날 힘도 없는 취준생에게 용미의 관록과 맷집이 녹아 든 이 한마디는 힘내라는 말보다 더 힘을 주는 응원이었다
 
수자는 눈썹 문신, 보험, 세신사, 그리고 화장품 방판까지, 먹고 살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그녀의 강한 생존력은 이러한 경험치들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치열했던 나날들이 몸에 배어 있는 수자는 이따금씩 그때의 습관들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처음으로 실면도를 받으러 간 사우나에서 좌욕을 하겠다는 어느 손님의 주문이 들리자마자지금 바로 가요라며 1초만에 벌떡 일어섰던 게 바로 그 일례였다. 창피한 듯 눈을 질끈 감은 수자를 본 인경은 짠한 마음이 들었다.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네, 우리 언니라는 한 마디는 엄마라는 이유로 강해져야 했지만, 정작 대접도 받지 못하는 수자가 진짜로 듣고 싶은 말인지도 몰랐다. 독하기만한 줄 알았던 수자의 눈시울이 붉어진 이유였다
 
용미는 베스티드 감사 팀장 금잔디(장신영 분)가 내부자 거래 멤버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인경과 수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소심한 인경이 알게 되면 그만하자고 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알고도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든 용미의 의도를 뒤늦게 파악한 인경은 배신감에 엄마라면 부끄러워서라도 내부자 거래 못한다는 모진 말까지 내뱉었다.
 
같은 엄마인 수자만큼은 용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끼니는 양잿물로 때워도 내 새끼 입엔 한우 넣어주고 싶고, 남의 집 자식만큼은 안 돼도 구색 맞춰 학원도 보내고 싶은 게 엄마이기 때문. 자식을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바칠 수 있는, 못 해준 것만 생각나 언제나 자식에게 미안한 부모의 마음을 대변하는 수자의 깊은 속내였다
 
‘클리닝업’ 염정아, 전소민, 김재화.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SLL)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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