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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수학 노벨상' 필즈상 받은 허준이 교수 "동료와 함께 생각의 그릇 키웠다"
2022-07-06 15:11:59 2022-07-06 18:04:5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현대 수학에서는 공동 연구가 활발해졌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 다른 동료와 함께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효용성 측면뿐 아니라 이런 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이 수학 연구자에게 즐거움을 줬고,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허 교수는 6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진행된 수상기념 언론브리핑에서 수학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필즈상은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만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의 상이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허 교수는 조합 대수기하학을 통해 조합론의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토대가 더욱 확장되도록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조합 대수기하학 기반의 연구들을 통해 수학자들이 추측 형태로 제시한 다수의 난제를 해결해 왔는데, 특히 대표적 난제로 알려진 리드 추측 등을 일찍이 해결했다. 이와 같이 대수기하학에 대한 강력한 직관을 바탕으로, 조합론 난제들을 공략하는 등 서로 다른 이 두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은 두 분야 모두에 정통한 수학자만이 시도할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연구로 꼽힌다.  
 
허준이 교수(왼쪽)과 금종해 대한수학회장이 6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필즈상 수상기념 언론브리핑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허 교수는 수학의 매력을 동료와 함께 생각의 그릇을 키울 수 있는 매력적인 학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하나하나가 생각의 그릇이라고 했을 때 그 안에 들어있는 물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조금씩 물이 줄어들 거 같기도 한데, 그릇에 한번씩 옮길 때마다 물의 양이 2배 3배씩 불어나며서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난해만 구조들을 이해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며 "그런 과정을 준비하는 게 만족감을 줬고, 그런 수학의 매력에 십수년 전에 빠진 이후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가 허 교수의 중추가 됐듯 그는 자신의 롤모델로도 주변의 스승과 친구들을 지목했다. 허 교수는 "어려움을 만났을 때 마다 그때끄때 배워야할 것과 필요한 것이 다른데, 그 시기마다 배울 수 있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왔다"면서 "배우고 싶은 점에 대해 수첩에 적혀져 있는 친구와 선생님이 나의 영웅이자 롤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허준이 교수는 올해 만 39세로 미국에서 출생한 후 한국으로 건너와 초등학교부터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모두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시인이 되고 싶어 자퇴후 검정고시를 봤던 독특한 일화는 수학계 내에서 유명하다.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및 물리천문학부 복수전공, 서울대학교 수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와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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