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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단 10분의 프리젠테이션, 톰 크루즈 직접 설득”
“특별관 영화, 관람과 체험 아닌 공감의 영역에서 봐주길 바란다”
CJ CGV 이지혜 4DX PD, 오윤동 스크린X PD
2022-07-05 12:28:00 2022-07-05 12:28: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첫 번째 질문, 영화관에 가는 이유는 뭔가. 당연히 영화 보러이다. 그럼 두 번째 질문, 영화관에서 영화를 그냥 보기만 하나. ‘보기만 하는 게아니라 관람을 한다. 이제 마지막 세 번째 질문, 영화는 관람인가 아니면 체험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둘 다 틀렸다이다. 요즘 영화관에선 영화를 관람하지도 체험하지도 않는다. 요즘은 영화를 공감하는 시대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탑건: 매버릭이 개봉 12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22만을 넘어섰다. 관객 동원만 하루 평균 15만에서 최대 20만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이른바 특화관관람에 대한 입소문이 강하다. 전투기가 항공모함에서 이륙할 때 영화관 스크린의 좌우로도 시야가 확장된다. 이건 관람이 아니라 마치 관객 개개인이 전투기를 조종하는 파일럿의 시선을 갖게 만들어 준다. 하늘에서 적 전투기의 미사일을 피해 급강하와 급상승을 반복할 때 영화관 좌석은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지는 감각을 만들어 준다. 또한 하늘로 치솟는 느낌의 오감을 자극시킨다. 영화의 비주얼에 따라 오감 체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4DX. 그리고 앞선 스크린의 좌우 확장형은 스크린X’.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가 보유한 전 세계 유일의 상영 포맷이다. 이지혜 CJ 4D플렉스 PD와 오윤동 스크린X PD와 만나 두 상영 포맷에 대한 보다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좌) 이지혜 CJ CGV 4DX PD (우) 오윤동 CJ CGV 스크린X PD. 사진=CJ CGV
 
4DX와 스크린X, 일반 2D포맷 대비 관람의 영역 보단 체험에 더 포커스가 맞춰진 상영 포맷이다. 어떤 영화를 이들 특별관 상영 라인업으로 올리느냐에 따라 관객 만족감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개봉한 탑건: 매버릭 CJ CGV가 원천 기술을 보유한 4DX와 스크린X에 최적화된 영화로 주목해 볼 수 있다. 두 포맷을 담당하는 PD들은 이구동성으로 특별관에 맞춰진 맞춤형 영화라고 입을 모았다.
 
“’탑건: 매버릭은 영화 자체의 ’(fit)이 스크린X와 정말 잘 맞는 작품이었어요. 관객들의 체험과 만족도가 역대 그 어떤 영화보다 좋았었죠. 처음 상영 작품을 내부적으로 선정할 때도 우리끼린 진짜 보다가 토 나오게 해보자라고 할 정도로 기분 좋은 작업이 될 만한 작품이었어요. 물리적 체험을 어디까지 끌어내는지가 우리에겐 관건이었죠.”(오윤동 PD)
 
“’탑건: 매버릭은 개봉 1주차 4DX 객석점유율이 42.2%에 달했어요. 스크린X까지 합치면 64%가 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영화 자체가 4DX에 잘 어울리는 요소가 많았죠. 속도감이 많이 있고,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액션이 러닝타임 내내 배치가 돼 있었어요. 그런 지점이 예고편에 워낙 많으니 기대치도 높았고, 특별관 관람 이후 높은 만족도로 이어진 것 같았죠.”(이지혜 PD)
 
이지혜 CJ CGV 4DX PD. 사진=CJ CGV
 
탑건: 매버릭특별관 포맷 상영을 위해선 일단 일반 2D 버전을 각각의 특별관이 맞게 변환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작업은 2D 촬영에서 함께 진행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관객들은 알고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특별관 PD의 몫이다. 또한 원작자와 판권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스크린X 오윤동 PD는 국내 개봉 전 영국에서 미션 임파서블8’ 촬영을 진행 중인 톰 크루즈를 만나 프리젠테이션까지 진행었다고.
 
일단 관객 분들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게 스크린X가 본편에서 화면만 연장한 걸로 아는 점인데요. 정답은 저희가 제작사에서 제공 받은 소스를 바탕으로 CG기술을 이용해 만든 영상을 붙인 겁니다(웃음). 원본에선 1년 이상 걸리는 작업을 저흰 기본적으로 8주 안에 본편과 가능한 톤 앤 매너로 완성시켜야 돼요. 그래야 상영 스케줄을 맞출 수 있어요. 이걸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파라마운트 측에 탑건: 매버릭의 스크린X 상영 제안을 했을 때 그쪽의 유일한 조건이 톰 크루즈를 설득해라였어요. 영국으로 날라갔죠. 10분을 내주셨는데, 그 안에 프리젠테이션을 했고 OK사인을 받았죠.”(오윤동 PD)
 
일반적으로 4DX는 익스트림한 체험만을 생각하시는 듯해요. 사실 그걸 생각한다면 탑건: 매버릭은 초반부터 그냥 강하게 밀어붙이면 되요. 그런데 저희가 초점을 맞춘 지점은 감정이에요. 잔잔하게 가야 할 지점에선 모션의 흐름을 감정적으로 줬어요. 그래야 후반부 전투 장면이 더 극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판단했죠. 전투장면에선 단순한 모션이 아닌 배우 표정과 흔들림까지 계산 분석해서 연출 하려 노력 중이에요.”(이지혜 PD)
 
오윤동 CJ CGV 스크린X PD. 사진=CJ CGV
 
국내 CJ CGV가 원천 기술을 보유한 4DX는 이지혜 PD가 속한 팀이 제작한 소스가 있어야 4DX플랫폼 감상이 가능하다. 물론 4DX 시설을 보유한 극장이어야 한다. 극장 시설 역시 라이선스가 CJ CGV에 있다. 요즘 탑건: 매버릭’ 4DX 상영 소스를 만들어 전 세계에 배포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최대한 많은 국가에 배포를 해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더욱 높이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선정 작품을 당연히 4DX와 잘 맞는 작품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탑건: 매버릭은 그런 기준에선 최고의 작품 중 한 편으로 꼽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토르: 러브 앤 썬더한산: 용의 출현그리고 비상선언 4DX 버전으로 좋은 체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이지혜 PD)
 
4DX와 스크린X, 두 플랫폼 모두 관람보단 체험의 영역에서 해석이 더 쉬울 듯한 상영 포맷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일반2D 버전 대비 훨씬 더 높은 객석 점유율이 이 같은 특별관 존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두 포맷의 특별관을 이끄는 디렉터로서 가장 궁금하면서도 원초적인 질문을 마지막으로 던졌다. 영화는 관람일까, 아니면 체험일까.
 
체험과 관람으로만 구분되지 않고 관람하는 듯한 최강의 몰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4DX의 목표입니다. 아직도 이 포맷은 진행형이고 여전히 올라갈 여지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요(이지혜 PD), ‘탑건: 매버릭이 아날로그 탑건’ 1편을 디지털로 재해석했듯이 영화는 진화를 합니다. 그 진화 속에서 관람과 체험의 영역보단 공감이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누구와 영화를 보고, 보고 난 뒤 어떤 얘기를 나누는 것 까지라고 생각합니다. 극장만 줄 수 있는 가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오윤동 PD)”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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