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사극 그리고 SF장르, 여기에 시간여행까지. 도무지 예측이 불가능한 장르 영화가 등장했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감독이 ‘최동훈’이라면 일단 믿음은 간다. 2012년 ‘도둑들’ 그리고 2015년 ‘암살’로 쌍천만 타이틀을 얻은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신작 ‘외계+인’으로 컴백했다. ‘외계+인’은 2부작 시리즈로, 다음 달 먼저 1부가 개봉한다.
23일 오전 서울 콘래드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영화 ‘외계+인’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을 맡은 최동훈 감독과 출연 배우인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이 참석했다. 국내 상업 영화에선 결코 보기 드문 화려한 라인업이다.
‘외계+인’은 고려 말 소문 속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얘기를 그린다.
최동훈 감독은 이번 ‘외계+인’의 정체 불명 장르에 대한 여러 궁금증에 대해 “어릴 적부터 상상했던 것을 실제로 옮겨봤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실제로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얘기와 한 번쯤 벌어졌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충돌하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면서 “어릴 때부터 외계인이란 존재를 생각하면 가슴 설레기도 했고 공포스럽기도 했다. 내 어린 시절을 재미있게 만들어준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어떨지 생각했다.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한국의 설화를 끌어와 지금의 ‘외계+인’이 탄생됐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에는 사극적 요소가 절반 가량이다. 대부분의 사극은 조선을 배경으로 하지만 ‘외계+인’은 고려 말이 배경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조선 시대는 많이 등장했었다”면서 “고려의 복식과 공간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그 시대만의 멋스러움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1부와 2부로 구성된 형식과 이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게 된 상황이다. 앞서 이런 형식은 ‘신과 함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시나리오만 2년 반을 쓴 것 같다. 쓰다 보니 너무 얘기할 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4시간짜리 촬영 분량을 2시간으로 줄이는 것도 쉽게 했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고심을 하다 보니 그렇게 안될 것 같았다”면서 “1부와 2부 연작으로 가야 드라마가 만들어 질 것 같았다. 13개월 동안 촬영을 했고,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들었지만 즐거운 현장이 있었기에 버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얼치기 도사 ‘무륵’을 연기한 류준열은 최 감독의 전작 ‘전우치’ 속 도사 전우치와 비교되는 캐릭터를 맡았다. 그는 “두 캐릭터의 가장 큰 차이는 생긴 게 너무 다르단 것이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
2018년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이어 다시 한 번 만난 김태리와의 인연에 대해 류준열은 “시작부터 많이 의지한 사이다”면서 “너무 호흡이 잘 맞아서 사실 ‘리틀 포레스트’ 끝나고 ‘다음 거는 뭐 할래’라고 묻기도 했었다”고 웃었다.
최동훈 감독과 영화 ‘도청’을 함께 하기로 했었지만 뜻하지 않게 비인두암 투병 생활을 하게 됐던 김우빈은 ‘외계+인’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김우빈은 “작은 역할이라고 하고 싶다고 먼저 말씀을 드렸었다”면서 “내가 맡은 ‘가드’는 임무 수행을 위해 지구에 남아 있는 인물이다. 우리 세상 어딘가에 ‘가드 같은 캐릭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연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동훈 감독은 “사실 ‘가드’는 정말 작은 배역이었다”면서 “김우빈과는 ‘도청’을 함께 하기로 했지만 뜻하지 않게 건강 문제로 작업을 할 수 없게 돼 그 영화가 잠정 중단이 됐었다. 이후 ‘외계+인’ 합류를 결정하고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가드’가 정말 중요한 캐릭터가 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영화 '외계+인' 스틸. 사진=CJ ENM
이날 출연 배우들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에 남아 있는 인물인 형사 ‘문도석’을 연기한 소지섭은 “다른 캐릭터과 달리 홀로 고군분투하는 설정이라 외로웠다”고 웃으며 “가끔 촬영에서 김우빈을 만날 때 너무 반가웠다”고 웃었다. 이에 김우빈 또한 “저 멀리 어깨 넓은 분이 계셔서 반갑고 좋았다”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염정아와 조우진은 각각 삼각산 두 신선 ‘흑설’과 ‘청운’을 연기했다. 조우진은 “긴장감이 적지 않았는데 선배가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하게 잘 이끌어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염정아는 “소지섭 은 혼자 찍었는데 우리는 늘 밥도 같이 먹고 항상 둘이 함께여서 너무 좋았다”면서 “그런데 부부 조합은 아니다. 다들 극 중 부부 관계로 오해하던데 비즈니스 관계다”고 농담을 했다.
최동훈 감독은 도대체 “이 배우들을 어떻게 캐스팅했는지 나조차 궁금할 지경이다”고 출연 배우들을 추켜세웠다. 최 감독은 “류준열은 전작을 보면 차가운 역할도 있었지만 왠지 배시시한 매력이 있더라. 그런 모습의 인물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리는 시간을 정지시키는 것 같은 표정을 지을 때가 있다. 저 배우가 과거 배경에서 권총을 갖고 나온다면 흥미로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우빈과는 한 6년 전쯤 촬영 준비하다가 작품을 미뤘다”면서 “’외계+인’ 시나리오를 쓸 때 만났는데 정말 작은 배역이라도 하고 싶다고 해서 ‘가드’를 생각했는데 나중에 ‘가드’가 너무 중요한 배역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소지섭에 대해선 “’군함도’ 끝나고 사석에서 한 번 봤는데 너무 젠틀한 사람이었다”면서 “왜 사람들이 ‘소간지’라 부르는지 알겠더라”고 웃었다.
염정아는 출연 배우 중 최동훈 감독과 가장 작업을 많이 한 배우다. 2004년 ‘범죄의 재구성’과 200년 ‘전우치’에 이어 세 번째 작업이다. 최 감독은 “태어나 저렇게 몸을 못 쓰는 배우는 본 적이 없다”고 웃으며 “와이어를 타는데 연이 날아가는 것 같아서 리허설 할 때 무릎 꿇고 본 기억이 난다. ‘멋있지 않아도 안 다치면 된다’고 빌었던 기억이 있다. 꽤나 아팠을 텐데 그럼에도 단 2번 만에 성공을 하더라”고 칭찬했다.
조우진에 대해선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꼭 함께 하고 싶던 배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암살’에서 함께 헀던 김의성은 “평소에도 만나서 술도 마시는 사이”라면서 “이 작품에 대해 너무 큰 부담감을 느낄 때 술자리에서 ‘스태프들을 믿어라’라면서 힘을 주셨던 분이다. 그래서 캐스팅하면서 감사의 의미로 가면을 쓴 배역을 전달해 드렸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쌍천만 타이틀에 이어 다시 한 번 올 여름 극장가 첫 블록버스터 주자로 ‘외계+인’이 나서는 것에 대해 “흥행 부담은 당연하다”면서도 “흥행은 강물 위 흘러가는 돛단배라고 생각한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단 뜻을 전했다.
국내 상업 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외계+인’ 1부는 다음 달 20일 개봉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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